산업 산업일반

[CEO 삶 그리고] 박호진 엔하이테크 사장

日 기업서 근무하며 설계기술 배워 첨단 LED업체 일궈<br>LED인디케이터 국산화 성공…작년 373억 매출<br>복사기 핵심 부품 美·日제록스 등에 공급도


엘리베에터 인디케이터

냉난방기 제어표시창 모듈


일본 후지제록스 복사기의 구동 컨트롤러에 장착되는 무연(無鉛) 디지털보드를 연간 100억원 넘게 공급하는 회사. 모토롤라ㆍ팬택에 이어 삼성전자ㆍ노키아에 휴대폰의 표시창을 밝혀주는 백라이트유닛(BLU)을 공급하는 회사. 삼성전자에 냉장고ㆍ세탁기 등 가전제품용 제어표시창 모듈을 공급하는 회사. 인천 송도와 경기 김포, 광주광역시,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에 연구소 및 공장을 거느리고 지난해 매출 373억원의 매출을 올린 엔하이테크의 모습이다. 이 회사의 무기는 각종 가전제품과 휴대폰 등의 표시창과 자동차 브레이크등ㆍ방향표시등의 새로운 광원으로 주목받고 있는 발광다이오드(LED)와 무연 전자회로기판(PWBA) 설계ㆍ제조기술. 이처럼 똘망똘망한 기업을 이끄는 박호진(45) 사장은 평택기계공고 출신. 그는 군 제대 후 세계적인 LED 업체인 일본 롬의 한국법인(롬코리아)에 생산직으로 입사했다. 독학으로 전자공학을 공부해 능력을 인정받은 그는 기술직으로 옮긴데 이어 본사에서도 해결하지 못한 과제를 풀어 3년간 일본에서 LED 디스플레이 설계기술을 배웠다. 귀국 후 롬코리아 등에서 개발업무를 담당하던 그는 샐러리맨 생활 9년 만인 94년 엔하이테크의 전신인 한국하이테크전자를 설립했다. 일본에서 개당 4,000원에 수입하던 LED 인디케이터를 국산화하자 국내의 한 대형 엘리베이터 업체가 "우리가 사줄 테니 회사를 차려보라"고 제안해와 내 살림을 차리게 된 것. 선배에게 7,000만원을 빌려 문 닫은 회사의 LED 설비를 인수하고, 연구개발에 힘써 국내 엘리베이터 시장에서 점유율 1위 기업으로 발돋움하고, 일본 후지테크 등으로 수출 길을 텄다. 박 사장은 IMF 외환위기에 따른 경기침체로 물량감소, 덤핑경쟁이 심화되자 품목 다각화에 적극 나섰다. 복사기 등 사무기기의 핵심부품 중 하나인 이레이저램프(Eraser Lampㆍ원본의 잔상을 제거해줌)와 보일러 온도 컨트롤 LCD 유닛을 국산화해 한국 후지제록스와 린나이코리아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또 선진 생산시스템과 품질인증시스템을 도입해 미국ㆍ영국 제록스와 일본 후지제록스 등으로 고객층을 넓혀갔다. 2004년에는 인천 송도 첨단산업단지 내 1,000여평 부지에 기술연구소를 완공하고,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시에 첨단 설비를 갖춘 현지법인과 공장을 설립했다. 박 사장은 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끊임없는 연구개발과 전략적 제휴를 통해 새로운 성장동력을 일궈가고 있다. 그는 "복사기ㆍ스캐너 복합기에 들어가는 할로겐램프의 환경적 약점(수은ㆍ오존층 파괴 가스)을 해결한 LED 광원(스캔 LED 바)과 여기서 읽어낸 이미지를 편집하는 모듈(IPS)을 개발, 내년부터 연간 수백억원 어치를 공급하기로 했다"며 "또 올해 현대차ㆍGM대우 등의 1차 벤더를 통해 고급 승용차에 들어가는 LED 시계 어셈블리를 납품하고, 내년에는 LED 브레이크등ㆍ방향등으로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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