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서경 CEO 경영대상] "혁신·친밀경영 앞에 위기는 없다"

원자재가 상승·中 저가공세·엔화 약세 정면돌파…中企들 품질개선·노사화합·기술력으로 무장<br>매출 신장 일구며 '수출한국' 버팀목으로 우뚝



최근 우리 중소기업들은 급격한 원화 강세와 유가 등 원자재가 상승, 지속적인 납품단가 인하 요구로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중국 기업들은 저가공세로, 일본 기업들은 엔화 약세에 따른 가격경쟁력 회복으로 한국 기업들을 위협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돌파하기 위해 경영혁신을 추진하는가 하면 ‘친밀경영’으로 노사화합을 이루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경영혁신으로 ‘레벨 업’= 영신금속공업 임직원들은 지난해 창사 38년 만에 처음으로 특별보너스를 받았다. 자동차용 볼트 등의 납기를 지키지 못해 완성차업체의 생산라인을 멈춰 서게 하는 바람에 지난해 이 부문에서 꼴찌 등급(1스타ㆍ★)을 받았지만 1년만에 최고(5스타)에 근접한 4.5스타 등급으로 올라섰다. 품질도 4스타(향상률 33%) 등급을 받았다. 지난해 4월부터 외부 컨설턴트의 도움을 받아 전사적 경영혁신에 나선 것이 약효를 발휘한 덕분이다. 납기ㆍ품질ㆍ원가 등을 개선하기 위해 영업ㆍ생산ㆍ구매ㆍ품질관리 등 관련 부서들이 함께 고민하는 풍토가 조성되면서 ‘부서 이기주의’도 허물어졌다. 매분기마다 가능했던 결산주기도 올 4월부터 주간 단위로 짧아졌다. 공정불량률을 50% 낮추는 운동도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이정우 사장은 “경영혁신활동을 통해 전 임직원들이 자신감을 회복하고 이익 중심의 선진 관리기법 도입도 가능해졌다”며 “해외사업을 강화하고 새로운 시장ㆍ아이템을 발굴해 매출신장과 흑자기조를 정착시켜 가겠다”고 밝혔다. ◇‘한우물 기술경영’으로 성공= “우리 회사의 도움 없었다면 삼성의 LCDㆍPDP TV도 지금처럼 큰 빛을 볼 수 없었을 겁니다. 도시바ㆍ샤프ㆍ파나소닉 등 유명 브랜드 제품도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구요.” 사출금형업체 영신공업사의 유성근 사장의 자부심을 대단하다. 30년 이상 TV 금형을 개발ㆍ제작해온 이 업체는 삼성전자와 27년, 도시바와 10년 이상 거래를 유지하고 있다. 40인치 이상 초대형 TV 케이스 금형기술을 국내 첫 개발, 지난해 매출 290억원에 경상이익 34억원의 알짜배기 회사로 성장했다. 유 사장은 그 비결에 대해 “한 우물만 파고든 전문화된 기술력을 확보한 데 있다”고 단언했다. “우리 회사의 기술력은 일본 전자업체들도 깜짝 놀랄 정도죠. 일본 업체들이 120일 걸리는 TV 금형모델을 30일만에 만들어 공급할 수 있을 정돕니다.” ◇‘친밀경영’ 강화= 중소ㆍ벤처기업 CEO들이 ‘친밀경영’을 부쩍 강화하고 있다. 대기업보다 현실적으로 급여조건 등은 쳐지지만 사원의 마음을 보듬는데 주력해 회사와의 일체감을 높이기 위한 것이다. 휴대폰 개발용 에뮬레이터(프로그램 작동 테스트 기기) 전문업체인 아이지시스템의 개발 부서에서 일하는 김(31) 모 대리는 얼마 전 사장으로부터 한 통의 이메일을 받았다. 메일에는 이 같은 내용이 적혀 있었다. “개발부서 뒷편 두번째 서랍 밑에 1만원이 있을 겁니다. 이 돈으로 전 직원(110명)을 즐겁게 할 수 있는 작은 선물을 해주셨으면 합니다.” 김 대리는 2주일간 밤잠을 설쳐가며 손수 종이로 접은 장미꽃 110 송이를 준비했다. 다음날 아침 직원들은 책상 위에 놓인 장미꽃을 보고 김 대리의 정성에 감탄사를 연발했다. 기분좋게 일과를 시작할 수 있었던 것은 물론이다. 이것이 아이지시스템에서 매달 한 번씩 있는 ‘사장으로부터의 미션 임파서블(mission impossible)’이다. 김창균 사장은 “미션을 해나가면서 직원들간의 친밀도가 높아지고 있음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 사장은 또 한달에 여섯번은 한 명의 직원과 단 둘이 점심을 먹으며 애로점을 듣는 등의 노력으로 직원들의 신망을 얻고 있다. 부품소재업체 하이쎌은 입사 1주일 후부터 신입사원과 경영진의 1:1 면담을 통해 근무환경 개선에 힘쓰고 있다. 특히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임직원 상해보험’을 들어주고 보험료를 전액 지원한다. 이 보험으로 매년 2~3명의 임직원이 수혜를 입고 있다. ◇‘세계 명품 우리 손에서’= 적잖은 중소ㆍ중견기업들은 나이키 아디다스 벤츠 등 세계적인 명품의 핵심부품이나 주요 소재, 더 나아가 완제품을 공급해 수출 한국의 버팀목 역할을 하고 있다. 덕성은 올 6월을 뜨겁게 달궜던 독일월드컵 공식 공인구인 ‘팀가이스트’의 외피를 아디다스에 독점 공급했다. 오는 2008년 스위스, 오스트리아에서 개최되는 유럽챔피언리그 공인구의 외피도 독점 공급한다. 현재 2010년 남아프리카 월드컵에 사용될 외피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컴테크케미컬은 나이키 아디다스 리복 등에 신발 중창(밑바닥창 위에 놓이는 소재)을 납품한다. 이 회사는 사출성형 공법을 도입해 한 족당 생산시간을 20~25분에서 5~6분으로 단축하고, 원료 낭비율을 40%에서 5%로 떨어뜨렸다. 한국신발피혁연구소ㆍ포항공대ㆍKAIST 등과의 산학협력을 통해 신소재를 개발한 것. 벤츠ㆍBMW 등 최고급 자동차에는 한국기능공사의 안전벨트가 들어간다. 시몬느는 핸드백 기획, 소재ㆍ디자인 개발에서 생산에 이르기까지 제조자설계생산(ODM) 시스템을 갖추고 ‘코치’ ‘DKNY’ ‘나인웨스트’ ‘셀린느’ 등 명품 브랜드에 제품을 공급한다. 한국 본사는 신소재와 디자인 개발에 주력하고 중국 광저우ㆍ칭따오,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등 4곳에 공장을 두고 연간 1,200만개의 핸드백을 생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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