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품질 차별화 경기미 잘나간다

값비싸도 없어 못팔아 지난 몇 년간 계속된 풍년으로 최근 쌀값이 폭락하면서 농민들의 시름이 깊어가고 있지만 제품의 차별화에 성공한 경기미(米)는 판매할 물량이 부족한 실정이어서 대조를 보이고 있다. 23일 농림부와 농촌진흥청, 경기도에 따르면 전국 평균 산물벼 수매가가 10% 하락하고 그나마 수매를 잘해주지 않아 농민들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반면에 대표적 경기미인 여주ㆍ이천지역 쌀의 경우 수매 및 판매가격이 지난해보다 오히려 10%가량 올랐고 특히 농협이 지난해 수매했던 쌀은 이미 동이 나는 등 판매물량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올해 여주와 이천 쌀은 40kg 1등급의 추곡수매가격이 60,440원으로 타지역에 비해 1만~1만2000원 높게 책정됐으나 판로에 자신감을 갖고 있는 농민들이 출하시기를 조절하고 있는 상황이다. 판매 가격도 여주 쌀이 40kg당 54,500원으로 지난해 보다 3000~4,500원 가량 올랐고 이천 쌀 역시 지난해 보다 2000~3000원이 오른 40kg당 54,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 같은 여주ㆍ이천 쌀의 강세는 과거의 명성 뿐만 아니라 '임금님 진상미'에서 처럼 제품의 브랜드화에 성공한데다 제품개발과 홍보에 꾸준히 투자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최고품질을 다투는 여주와 이천지역 농민들의 자존심 싸움은 킹 브랜드(King Brand)를 차지하기 위한 품질 경쟁으로 이어져 '시너지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여주와 이천을 대표하는 '대왕님표 여주쌀'과 '임금님표 이천 쌀'은 오리를 이용한 친환경농법과 '시장 인증제'를 조기에 도입하는 차별화전략으로 수도권지역 대형백화점 등에서 소비자들의 인기를 독차지하고 있다. 지난 99년부터 대왕님표로 판매되고 있는 여주쌀은 지난해 4만9,000톤이 생산돼 지난 7월 가남ㆍ여주 농협이 보유했던 생산분이 전량 판매됐다. 여주 농민들은 이런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2억원을 투자, 서울 도심 빌딩옥상과 지하철 등에 상업광고를 하는 등 홍보에 적극 나서고 있다. 전문가들은 "여주ㆍ이천의 판매기법을 타지역에서도 벤치마킹해야 한다"며 "일본의 경우에서 보듯 품질의 차별화에 성공하지 못하면 시장에서 밀려날 수 밖에 없다"고 말하고 있다. 장세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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