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정치관련株 루머 난무… 한탕주의 기승



안철수 등 이슈때마다 투기세력 몰려 투자자 피해 ‘눈덩이’ “안철수 교수와 이민화 솔고바이오 사외이사는 절친 관계로 각종 강의와 행사 등 안철수가 있는 곳엔 항상 이민화가 있네요. 정계에서도 안철수 교수의 대선행보를 주시하면서 측근인 이민화를 거론하죠.” 최근 30대 투자자 원모씨는 한 인터넷 블로그에서 이런 내용의 글을 읽고 ‘안철수 테마주’로 이름을 날리는 코스닥기업 솔고바이오에 상당액을 투자했다. 원씨의 ‘대박의 꿈’은 한동안 현실이 되는 듯했다. 솔고바이오는 지난 11일부터 18일까지 상한가 두 번을 포함해 6거래일 연속 상승하며 무려 51.98%나 상승했다. 800원대에 머물던 주가도 어느새 1,300원 이상까지 치솟았다. 하지만 원씨는 21일 단 하루 만에 허탈한 표정으로 머리를 쥐어 뜯을 수밖에 없었다. 금융당국에서 솔고바이오를 불공정거래 단서가 발견된 테마주로 지정하고 신속 조사하겠다고 밝히면서 하한가까지 곤두박질쳤기 때문이다. 최근 증시에선 이렇듯 근거가 불분명한 루머들로 형성된 테마주가 난무하며 투자자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특히 대통령 선거가 1년 앞으로 다가옴에 따라 유력 정치인의 행보에 따라 관련주들이 급등락하는 양상이다. 특히 최근 테마주의 대표격인 안철수연구소의 경우 지난 9월말까지만 해도 3만원 초반에 불과하던 주가가 지난달 24일엔 10만원까지 뛰었다. 이후 서울시장 선거가 끝난 뒤 단 나흘 만에 5만6,200원까지 내려가며 반토막이 나버렸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 원장이 보유 주식 절반을 기부하겠다고 선언한 뒤 유력한 대선주자로 주목받자 지난 16일엔 다시 주가가 9만7,700원까지 올랐다. 그 뒤엔 다시 사흘 연속 하락하며 21일 현재 7만5,000원까지 주저앉은 상태다. 정치인 테마주로 묶인 이유도 황당한 것 일색이다. 세진전자와 흥아해운은 대표이사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원장과 부산고 동문이라는 이유로, 휘닉스컴은 회장이 박원순 서울시장과 경기고 동창이라는 이유로, 한창은 대표이사가 나경원 의원과 서울대 법대 동기라는 이유로 각각 급등락을 거듭했다. KT뮤직은 안 원장과 친분이 있는 박경철씨가 사외이사라는 이유로 테마주로 편입됐으며, SG&G는 관계사 회장이 유시민 국민참여당 대표와 친분이 있어 유시민 테마주로 묶였다가 유 대표의 동생 유시주씨가 알고 보니 희망제작소 소장이었다는 이유로 박원순 테마주로 갈아탔다. 서한의 경우는 대표이사가 박사모 회원이라는 루머만으로 주가가 급등세르 타기도 했다. 안 원장이 설립하고 현재 최대주주로 있는 안철수연구소는 그나마 양반인 셈이다. 문제는 이뿐 만이 아니다. 최근엔 테마주 난립 분위기를 틈타 이를 악용해 시세차익을 얻으려는 투기세력까지 나타나고 있다. 안철수 원장과 이 사외이사가 나란히 찍은 사진과 글로 투자자들을 현혹한 솔고바이오를 비롯해 여성 의류전문업체 대현의 경우엔 지난 6월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과 이 회사 대표이사가 함께 찍었다는 사진이 인터넷에 급속도로 퍼지면서 연일 급등세를 연출했다. 하지만 이 사진은 결국 허위로 밝혀졌고, 주가도 빠르게 급락했다.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는 이에 따라 최근 테마주를 이용해 불공정거래를 하는 행위에 대해 단속을 강화하기로 했다. 금감원의 한 관계자는 “투자자보호와 증권시장 건전화 차원에서 테마주 관련 허위사실의 작성ㆍ유포,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 행위에 대해 엄정하게 조치할 것”이라며 “주식시장에 테마주 이상열풍이 사라질 때까지 사전 예방활동과 사후 조치를 지속적으로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증시전문가들도 더 이상 이러한 테마주 열풍에 편승하는 투자는 위험하다고 경고하고 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경험상 정치인 테마주로 묶여 급등한 종목은 반드시 급락이 따라오게 돼 있다”며 “기업가치를 보고 투자해야지 단순히 루머만 믿고 투자하는 것은 손실을 보는 지름길”이라고 지적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