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 발표된 차관급 인사는 그동안 이명박 대통령의 정부 인사가 무원칙의 극치임을 다시 한번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지식경제부 2차관에 내정된 조석 산업안전관리공단 이사장은 지난 5월 최중경 전 지식경제부 장관이 내부인사에서 김정관 차관을 승진시키며 내부 용퇴 압력으로 지경부를 떠났다가 7개월 만에 다시 지경부로 돌아왔다. 이번 인사로 지경부 산하기관인 산단공은 이사장이 업무파악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 4개월도 안 돼 교체된다.
이런 무원칙 인사는 11월 취임한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 기용 때 제기됐던 국민의 거센 비판을 완전히 무시했다는 점에서 충격을 주고 있다. 홍 장관은 중소기업청장을 끝으로 한동안 공직에서 거리를 두다 6월 말 KOTRA 사장에 부임했지만 4개월 만에 다시 지경부 장관으로 옮겼다가 비난을 받았으며 당시 KOTRA 내에서도 갑작스러운 인사로 조직 내부가 적잖게 동요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의 무원칙 인사에 관가도 술렁거리고 있다. 엄연한 정부 산하조직의 수장을 몇 개월도 지나지 않아 교체할 정도로 이 대통령 주변에는 사람이 없느냐는 것이다. 송 청장도 회전문 인사의 틀에서 벗어나지는 않는다. 앞서 중기청장을 지낸 김동선 청장이나 송 청장이나 모두 현 정부 중소기업비서관을 지냈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의 말기적 관치인사는 민간부문까지 폐해가 확산되면서 비난을 자초하고 있다. 민간기관인 무역협회에 대한 '낙하산 인사'가 그에 해당된다. 무역협회의 오영호 부회장이 KOTRA 사장에 오르면서 공석이 된 부회장 자리는 임기가 내년 2월로 정해져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안현호 전지경부 1차관을 사실상 내정한 것이다. 이 같은 무리수에 대해 무협 등은 "민간조직의 임기를 아예 무시한 자리 나눠 먹기가 지나치다"고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