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EU, CDS 투기거래 금지 조치 "재정 위기국 毒 될수도"

"자금조달 비용 증가등 초래"<br>투자자들·일부 전문가 반발


유럽연합(EU)이 최근 보유 채권 없이 CDS(크레디트디폴트스와프)를 사고 파는 '네이키드 CDS 거래'를 금지하는 등 CDS 투기 거래와의 전쟁에 나선데 대해 투자자들의 반발이 확산되고 있다. 씨티그룹 등 대형 투자기관들은 이탈리아와 같은 재정 위기국의 국채를 매도할 것을 투자자들에게 권고하고 나섰으며, 이번 조치가 재정 위기국의 자금조달 비용과 국채 수익률을 끌어올리는 역효과를 빚을 것이라는 경고도 잇따르고 있다. 26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U 각 회원국이 지난 17일 네이키드 CDS 거래를 금지하기로 한 이후 채권 시장이 불안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실제로 네이키드 CDS 거래 금지 추진 발표가 있은 후 며칠 동안 채권시장에서는 이탈리아ㆍ스페인ㆍ프랑스 등 재정위기국의 국채 수익률은 상승하고, CDS 가격은 하락하는 기현상이 나타났다. 또 미국의 대형 투자은행인 씨티그룹은 투자자들에게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 국채를 매도하라고 권유해 시장의 불안감을 가중시켰다. CDS는 투자자들이 채권을 사고 팔 때 만일의 부도시 원금을 보장 받을 수 있도록 별도로 매입하는 보험과 같은 상품이다. 하지만 그리스발 채무 위기가 아일랜드, 포르투갈, 스페인, 이탈리아 등으로 전이되는 과정에서 CDS는 채권 시장을 더욱 불안하게 만드는 주범으로 꼽혔고 EU 각 국은 네이키드 CDS 거래 금지 등을 추진했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 국채를 보유하지 않은 투자자가 이탈리아 국채 CDS만 사고 파는 걸 막기로 한 것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이미 네이키드 CDS 거래를 금지하고 있는 독일의 입김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시장 투자자들의 반발은 크다. 미국의 씨티그룹의 마이클 햄던터너 채권 스트래티지스트는 "정치권의 CDS 거래 금지 조치는 각 국의 자금 조달 비용과 국채 수익률을 상승시킬 것"이라며 "특히 재정위기국의 경우 경제 전체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다른 시장 전문가는 "CDS를 헤지 수단으로 사용하지 말라는 건 이탈리아와 같은 국가의 채권을 사고 팔지 말라는 뜻"이라며 "뿐만 아니라 이번 조치는 은행과 기업에 대한 대출 조건만 더욱 까다롭게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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