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정보기술주)주냐, 아니면 내수주냐`
이들 업종이 최근 급등세를 보이며 지수상승을 이끌면서 앞으로 어느 업종이 주도주로 부각될 지에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주식시장은 현재 미국에서 불어오고 있는 정보기술(IT)주 급등세와 정부의 내수경기 부양 기대감으로 IT주와 내수주가 양대 축을 이루며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어느 업종이 주도주로 부각될 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다만 종합주가지수와 IT주의 상승세가 미국 증시의 기술주 급등에 영향을 받고 있다는 점에서 IT주에 좀 더 무게가 실리고 있는 모습이다. 그러나 향후 시장의 반등이 좀 더 이어질 경우 장기간 소외돼 온 내수주에 강한 모멘텀이 형성되며 시장을 이끌 것이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12일 종합주가지수는 지난 주말 미국 증시의 상승세와 노무현 대통령의 방미 성과 및 금리 인하 기대감 등이 어우러지며 11.93포인트 오른 631.04포인트로 마감, 4일째 상승세를 탔다.
◇IT주ㆍ내수주 치열한 주도주 경쟁=지수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가운데 향후 주도주는 무엇이 될 것인지에 대해서 공방이 치열하다. 일단 IT주가 힘을 받고 있는데 그 이유는 미 기술주 강세에서 시작된 외국인 매수세가 좀 더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외국인들은 지난 주말 700억원 가량을 팔았지만 이날 전기전자 업종 중심으로 사들이며 다시 순매수 기조로 돌아섰다. 반면 통신ㆍ금융주 등 내수주에 대해서는 매도세를 이어갔다.
김주형 동양종합금융증권 애널리스트는 “미국 주식형 뮤추얼펀드 등 글로벌 유동성이 보강되면서 그 동안 비중을 줄였던 삼성전자 등 전기전자 업종에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내수주가 향후 주도주로 나설 것이라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임병전 현대증권 애널리스트는 “향후 국내 경기나 지수는 내수 소비에 달려 있다”며 “미국 경제의 본격적인 회복 여부가 불투명한 상황이기 때문에 IT 등 수출 관련주의 랠리에 대해 과도한 기대를 갖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은행이나 재정경제부가 경제성장률에 대한 우려로 금리 인하 등 경기부양에 대한 의지를 적극 천명하고 있는 점은 내수 관련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
김학균 굿모닝신한증권 애널리스트는 “그 동안 미 나스닥의 IT랠리 모멘텀으로 시장이 반등했다면 이제는 경기 부양 정책을 감안해 내수주를 주목해야 할 시점”이라며 “프로그램 매물 부담이 작고 적은 자금으로도 주가가 오를 수 있는 내수주가 좀 더 유리해 보인다”고 말했다.
◇외국인이 주도주 좌우할 듯=IT주와 내수주중 어느 쪽이 향후 주도주가 되느냐는 역시 외국인의 손에 달려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그 동안 펀더멘털 외적인 요소에 의해 주가가 과도하게 할인됐던 상황은 지난 4월말 이후 진행된 상승 과정에서 어느 정도 회복된 만큼 추가 상승을 위해서는 새로운 모멘텀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러나 경기 및 기업 펀더멘털에 대한 확신이 없는 현재 상황에서는 외부에서 모멘텀을 찾을 수 밖에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는 결국 미국 시장과 연동된 외국인 매매에 의해 주도주가 좌우될 것이란 의미다.
미 나스닥지수가 상승 추세를 이어가고 한미 정상회담 결과가 긍정적일 경우 외국인들의 투자심리 호전에 따른 추가 매수세 유입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또 외국인들이 매수 비중을 늘린다면 역시 1차적으로는 IT관련주가 될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서정호 대한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1팀장은 “해외시장의 분위기가 좋기 때문에 외국인 매수세를 기대해 볼만하다”며 “외국인들이 매수세를 늘릴 경우 IT주 등 시가총액 상위 종목 중심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정곤기자 mckids@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