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은 당신의 친구입니다. 당신 자신에게 가능한 한 긴 시간을 배정하십시오. 20대에 투자하기 시작해서 결코 멈추지 마십시오. 힘든 시기에라도 적절히 투자한다면 이것은 습관으로 굳어질 것입니다. 복리이자는 기적을 만들어 냅니다." 무려 1,000만명 이상의 주주로 구성된 세계 최대의 뮤추얼펀드 회사인 뱅가드그룹의 설립자이자 인덱스펀드의 창시자인 존 보글의 말이다. 장기투자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는 "투자에 있어 가장 큰 위험은 투자한 자산의 가격이 단기적으로 변동하는 데서 오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돈을 적절히 수익을 내는 곳에 투자하지 않는 데서 비롯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지속적이고 장기적인 투자만이 장단기에 걸쳐 시시각각 다가오는 위험을 이겨낼 수 있는 유일한 대책"이라고 덧붙였다. 대다수 투자 전문가들은 장기투자를 신앙처럼 지킨다. "10년 동안 보유할 주식이 아니면 단 10분도 갖고 있지 마라"는 워런 버핏의 조언을 비롯해 장기투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말은 무수히 많다. 문제는 대다수 투자자들이 시장 분위기 혹은 스스로의 섣부른 예측에 기대 주식을 사고 파는 이른바 '모멘텀 투자'의 유혹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는 데 있다. 버핏의 스승인 벤저민 그레이엄은 "현명한 투자자조차 군중을 따라가지 않으려면 상당한 수준의 의지가 필요하다"는 말로 장기투자의 어려움을 표현했다. 국내 투자자들의 단기투자 성향은 다른 나라에 비해 지나칠 정도로 높다. 한국금융투자협회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국내 투자자의 경우 투자기간이 '1개월 이상 3개월 미만'이라고 답변한 경우가 전체 응답자의 32.6%로 1년 이상 주식을 보유하는 비중(16.4%)의 2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일본의 경우 '1년 이상 주식을 보유한다'는 개인투자자의 비중이 87.5%에 달한다. 일본과 비교하면 국내 투자자들은 거의 '데이 트레이더(Day Trader)'나 다름없는 셈이다. 장기투자가 단기투자 수익률을 압도한다는 것은 진리다. 이는 통계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지난 2005년 말 기준 과거 10년간 미국 주식시장에 투자한 경우의 연평균 수익률은 9.49%에 이르는 반면 이 기간 수익률이 가장 좋았던 10일 동안 투자를 하지 않았을 때는 연평균 수익률이 4.44%로 급감한다. 가장 수익률이 좋았던 20일을 놓친 경우에는 0.61%, 가장 수익률이 좋았던 30일, 40일을 놓친 경우에는 연평균 수익률이 -2.70%, -5.48%로 오히려 손해를 봤다. 즉 자신의 투자기간 동안 수익률이 급등하는 극히 드문 상황을 제외하고는 단기 수익률이 장기 수익률을 결코 앞지르지 못하는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