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소비 度넘었다" 이례적 특별조사국세청, 호화생활자 세무조사 배경
국세청이 호화·사치 계층과 룸살롱 등 향락업소에 대한 특별세무조사에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그동안 음성·탈루 소득자 조사에 포함돼 있던 호화·사치 계층 조사를 특별 세무조사로 끄집어 냈을뿐만 아니라 웬만한 대기업 조사에 맞먹을 정도에 해당하는 2,000여명의 대규모 인력을 동원한 것 등으로 볼 때 국세청의 의지가 과거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는 것을 반증한다. 실제 조사과정에서는 서울 강남 일대의 수입 고가품을 판매하는 특정백화점에 대한 집중 조사까지 거론될 정도였다는 것이 국세청 주변의 후문이다.
경기회복에 따른 소비회복은 자연스러운 일이나 최근 소비풍조는 이같은 추세를 넘어서는 데다 일부의 호화·사치성 과소비가 사회계층간의 위화감을 조성하고 대다수 국민들의 근로의욕마저 꺾고 있다는 국세청의 판단이다.
◇호화·사치생활자 납세도의 검증받는다= 국세청이 호화·사치 계층과 업소에 대한 자료를 본격적으로 수집한다는 것은 지난 5월 부터였다. 일단 국세통합전산망(TIS)·외환공동망·출입국 관련자료 등을 취합해 대상을 선정하고 1차 조사대상자들을 확정해 20일부터 조사인력을 투입,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했다.
분석 대상이 된 1,587명 중 조사대상으로 선정된 242명 외에 남은 인원에 대해서도 8월 말까지 분석과 조사를 완료한다는 것이 국세청의 계획이다. 또 8월 이후에도 필요에 따라서는 분석대상을 확대키로 했다.
또 이번 조사가 1회성 조사로 그치지 않기 위해 전국 일선세무서에 정보수집전담반을 동원해 호화·사치 생활자에 대한 실상을 추적해 탈세행위를 뿌리뽑아 조세정의를 실현하겠다는 것이 국세청의 의지다.
특히 본인 뿐만 아니라 관련기업에 대해서도 기업자금 유용여부 뿐만 아니라 가족의 탈세혐의에 대해서도 동시조사를 실시함으로써 「엄포성조사」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호화 사치생활 유형= 국세청이 이번 조사는 호화사치물품 제조·판매업체·과소비 조장업체·호화사치물품 소비자·외화낭비관련 호화생활자 등 크게 4부분으로 나뉜다. 즉 호화·사치생활을 조장하는 측과 호화·사치생활자를 동시에 조사, 과소비를 근절시키겠다는 생각이다. 특히 이번 조사는 과소비를 하는 계층에 대해 초점이 맞춰져 있다.
다음은 국세청이 밝힌 과소비계층에 대한 유형이다.
소규모 사업체 대표자로 고급승용차를 운행하면서 강남의 유흥업소에 빈번히 출입하고 있으며 정보를 수집한 결과 대형고급빌라를 구입하는 등 탈루소득으로 사치성 고액재산을 취득한 혐의가 발견됐다.
시가 10억원 상당의 호화빌라에 거주하면서 골프회원권 5개·콘도 2개·헬스 회원권 2개 등을 보유하고 1년에 10여차례 이상씩 부부가 함께 해외 골프여행을 하는 등 호화·사치생활을 하고 있었다. 조사결과 서울 종로 대로변의 임대 전용(10층) 건물과 강남의 다가구 임대주택 등을 소유해 임대소득에서 탈루한 소득으로 호화생활을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짐.
개인소득이 83만원뿐인 데 지난해 7회 해외여행을 하면서 신용카드 사용액이 11만달러(약 1억2,000만원)을 사용, 법인및 개인소득 탈루혐의 있음.
개인소득이 없는 데 11회 54일에 걸친 해외여행 중 3만달러에 해당하는 도박자금 사용한 혐의에 따라 조사결과 법인소득 탈루 혐의가 있음.
99년 사업소득 신고시 3억원의 결손소득을 신고하고도 지난해 현금서비스·도박자금으로 4만2,000달러의 해외 신용카드 사용해 탈루 혐의가 있음. /온종훈기자 JHOHN@SED.CO.KR
입력시간 2000/07/20 1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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