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생활

농심, 쌀 면류 제품으로 반전 노린다

쌀면 시장 집중 공략 불구 꼬꼬면 등 후발주자 맹추격에 마케팅 전략 전면 수정 나서

라면 시장의 절대 강자인 농심이 하얀 국물 인기에 '속앓이'를 하고 있다. 꼬꼬면(한국야쿠르트), 나가사끼짬뽕(삼양식품) 등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하얀 국물 라면에 밀려 지난해부터 야심 차게 밀어붙였던 쌀 면류가 고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그간 쌀 면류 시장의 개척에 치중해온 농심이 정작 믿었던 라면 시장에서 후발 주자들이 맹추격하자 내부적으로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대응 방안을 숙의하고 있지만 내년까지 쌀 면 신제품만 3~4개 추가로 출시한다는 계획만 잡혀 있어 시장 현실과는 따로 돌고 있다는 평가다. 농심은 작년 이후 ▦쌀국수 설렁탕 뚝배기 ▦쌀국수 소고기짜짱면 ▦쌀국수 짬뽕(사진) 등 쌀면 분야에서만 3개 신제품을 내놓았다. 라면에서는 '신라면 블랙'을 올 상반기 선보였지만 고가 논란으로 생산을 접어야 했다. 쌀면은 기본적으로 쌀 80%로 만들어 밀가루로 만드는 라면과는 완전히 다른 제품이다. 올해 쌀면 시장의 규모는 250억원으로 국내 라면 시장(1조9,000억원)과 견주면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 농심 입장에서는 신라면, 안성탕면, 너구리 등 강력한 브랜드를 보유한 라면 시장보다는 새로운 캐시카우를 만든다는 전략으로 쌀면 시장에 집중해 왔는데 하얀국물 라면이라는 복병의 등장으로 제품 개발이나 마케팅 전략에 수정이 필요한 상황까지 왔다. 최근 하얀 국물 라면의 인기는 전체 라면시장의 성장을 견인할 정도로 기세가 무섭다. 상반기 라면시장 성장률은 3.7%였지만 꼬꼬면이 등장한 3ㆍ4분기엔 6.4%로 2배 가까이 커졌다. 최근에는 오뚜기도 기스면을 새롭게 출시해 하얀 국물 라면 전쟁에 가세했다. 라면 트렌드를 좌지우지해 왔던 농심이 시장의 주도권을 잃은 형국이다. 특히 하얀 국물 라면이 신라면(개당 730원)보다 300원 가까이 비싼 1,000원에 출시되고 있는 점도 속이 쓰릴 수밖에 없다. 농심 관계자는 "쌀국수 짬뽕이 출시 한 달 만에 200만개가 팔리는 등 쌀면 시장도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며 "내년에도 쌀면 신제품을 3~4개 정도 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내부적으로 라면 시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혀 라면 신제품 출시 가능성을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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