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초고가 제품 마케팅 바람

보석 6억등 경기안좋을수록 고소득층 겨냥 "경기가 불투명해질수록 비싼 물건을 팔아라." 최근 국내경제의 불확실성이 높아지면서 국민들의 소비심리가 위축됐음에도 불구하고 제조ㆍ유통업체들은 오히려 초고가 상품의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은 지난 21일부터 본점 명품 보석 브랜드인 '반클리프앤아펠'에서 '하이주얼리 초대전'을 열고 6억원 상당의 루비 귀걸이 등 11점의 고가 보석을 전시 판매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5,700만원짜리 이탈리아산 '명품 티ㆍ커피포트 세트'를 선보여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백화점들은 이밖에 싼 게 수천만원이라는 외제 음향ㆍ가전제품의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겨울이 시작되면서 중형차 한 대 값과 맞먹는 모피제품 판매에도 발벗고(?) 나섰다. 화장품 시장에서도 고가화 추세는 뚜렷하게 나타난다. 올초 일본 고세화장품이 45g의 소비자판매가가 108만원에 달하는 클린 제품인 '코스메 데코르테'를 내놓으며 논란이 됐던 화장품 시장의 고가화 바람은 어느 순간 업계의 주요 트렌드가 됐다. 고급 제품의 경우 용량은 15~30㎖로 아주 적은 편이지만 판매가격은 18만~33만원에 달한다. 현재는 국내업체들도 고가 브랜드 키우기에 주력하며 수입 브랜드 못지않게 비싼 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주로 저렴한 제품을 팔던 홈쇼핑에서도 30만~40만원짜리는 물론 200만원 상당의 화장품 세트가 등장했다. 이 같은 제품들은 단순히 시청자의 눈요기에만 그치지 않고 시간당 2억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며 홈쇼핑 효도제품으로 자리매김할 정도다. 유아복 시장에서도 수십만원, 수백만원을 호가하는 제품이 등장한 지 오래다. 탑스어패럴의 유아동복 브랜드 '모크 베이비'의 경우 아예 처음부터 타깃을 차별화한 초고가 제품 판매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시즌에 290만원이라는 가격표가 붙은 아동용 모피를 내놓았던 이 업체는 올 겨울에도 100만원 상당의 아동용 양피 재킷을 매장에 걸어놓아 성인용 고급 의류 매장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경기가 불확실해지면 일반 서민들은 지갑을 잘 열지 않게 된다"며 "그러나 고소득층은 경기변화와 상관없이 소비수준을 유지하기 때문에 경기가 좋지 않을수록 이들을 타깃으로 한 마케팅을 적극적으로 벌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임동석기자 정영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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