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온국민 함께 뛴 '한민족 승리'

강인한 체력·팀웍·근성 특히 인상적"할 수 있다"는 자신감 확보 최대 수확 마침내 월드컵 58년의 한을 풀었다. 종료 호각 소리와 함께 경기장을 삼킨 환호성은 아마 전국을 덮었으리라. 하나로 뒤엉킨 히딩크 감독과 코치진, 23명의 태극전사들은 밤하늘의 불꽃보다 멋있었다. 대표팀의 쾌거가 더욱 빛나는 것은 강한 자신감과 팀웍으로 난관을 극복했기 때문이다. '필승! 코리아' 와 '대한민국'을 연호하는 함성에 초반 부진에서 금새 벗어나 폴란드를 밀어붙였다. 홍명보, 유상철 등이 보여준 노련미는 설기현, 박지성 등의 젊은 패기와 조화를 이뤄 유럽의 힘을 잠재웠다. 히딩크 감독이 집중적으로 키웠던 대표팀의 체력과 근성은 특히 인상적이었다. 전반 중반부터 선수들은 끊임없이 뛰는 축구로 폴란드를 압박했다. 순식간에 미드필드와 공격선을 옮겨다니는 우리 선수들에 상대팀 엥겔 감독의 표정은 시간이 흐를수록 돌덩이처럼 굳어졌다. 귀화까지 시키며 모셔왔던 폴란드의 올리사데베는 홍명보가 지휘하는 수비진에 번번히 막혔다. 그리고 전반 26분, 이을용의 패스를 받은 황선홍이 그림 같은 논스톱 발리슛으로 폴란드의 골문을 열었다. 뒤이어 후반 6분께 유상철의 대포알 슛이 폴란드에 작열하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김대중 대통령도 붉은 모자를 벗어 흔들며 어린애처럼 좋아했다. 붉은 악마와 온 국민의 압도적인 응원이 외적 자신감의 원천이었다면 전후반 90분 동안 경기장을 장악할 수 있는 선수들의 강인한 체력이야말로 폴란드전을 승리로 이끈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 감독, 코치, 선수단이 끌어낸 월드컵 첫 승의 기쁨은 온 국민이 하나됨을 확인한 데서 감격, 그 이상의 감격을 주었다. 스타디움의 붉은 악마 뿐 아니라 경기를 시청한 한민족 모두가 12번째 선수로 나섰다.경기를 지켜본 외국인들은 한국팀의 승리를 넘어서 한민족의 역량을 보았을 것이다. 이제는 미국이다. 현재 우리 팀의 기량이나 사기로 볼 때 어려운 상대는 아니다. 대폴란드전에서 부족했던 골 결정력까지 높인다면 또 한 번의 감격이 한반도를 덮고 지구촌을 흔들 것이다. 첫 승리에 의심을 품었던 사람들도 명실상부한 한국의 힘을 인정할 것이다. 첫 승보다 값진 것은 우리도 할 수 있음을, 우리가 해냈음을 전세계에 보여줬다는 사실일게다. 이 기세를 살려 가자 16강으로. 가자 8강으로. /조양호 대한항공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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