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자동차와 아시아자동차의 국제입찰 요령이 공고(15일)되고,입찰의향서접수(20일)가 시작됐고, 지난 21일에는 삼성자동차가처음으로 의향서를 제출하면서 기아인수전이 본격화되고 있다.기아를 잡기위한 국내외 업체들의 치열한 경쟁에서 최후의 승자는누가될 것인가.
◇기아의 향방과 국내 자동차산업=기아의 향방은 국내 자동차산업에전에 없이 큰 판도재편을 가져올 수 있다. 또 국제적으로도 21세기최대시장으로 지적되는 아시아시장 거점확보측면에서 큰 관심사다.
우선 국내시장. 결론부터 말한다면 기아인수 업체는 세계적기업으로도약할 수 있고, 특히 시장판도가 급속히 바뀌게 된다. 현대·대우가인수는 두 회사의 세계적 위상의 상승과 함께 삼성자동차의 입지를크게 제한하게 된다.
삼성이 인수하면 국내시장은 3파전이 전개되면서 한층 치열한경쟁이 전개된다. 이는 21세기 자동차판도 재편은 물론 재벌판도까지바꿀 수 있는 폭발력을 갖게된다는 의미다.
포드가 인수할 경우에도 국내시장에는 큰 변화를 초래하게 된다.
우선 국내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하지 않은채 인수할 경우 그파장은 예측불허.
이와관련, 업계의 분석은 크게 엇갈리고 있지만 파장이 예상보다적을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포드가 보는 기아는 아시아의생산거점. 규모도 포드 전체적으로 볼 때 10% 선에 불과하다는것. 따라서 포드가 인수한다 해도 투자를 하기보다 경쟁력있는부품 및 완성차 조달기지로 삼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따라서개발력보다 생산성 향상에 초점을 맞추는 전략을 구사, 국내시장에미칠 파장은 예상보다 적을 것이라는 시각이다. 실제로 포드는일본 마쓰다를 인수한 뒤 중대형차 생산설비를 축소하고, 개발분야도줄였다.
이 경우 국내산업을 하청기지화 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지만현대와 대우 입장에서는 삼성의 퇴출가능성이란 의외의 전과로보다 안정적인 경영구도를 확보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인수전은 돈싸움=기아인수 참가의사를 표명한 기업은 현대,대우, 삼성, 포드다. 기아·아시아는 일괄 입찰되기 때문에 입찰규모가커 이들 국내 3사는 물론 포드까지도 단독 입찰은 어려울 것으로보인다.
우선 부채규모. 기아의 경우 지난 3월말 기준으로 자산 7조7,217억원에부채8조7,508억원으로 1조291억원의 부채초과, 아시아는 자산1조6,407억원에 부채 3조7026억원으로 1조4,319억원의 부채초과를보이고 있다.
낙찰배점 기준에서도 컨소시엄 구성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다.
최고응찰가 30%, 장기적 캐쉬 플로우 30% 등으로 예상보다 가격비중이높게 정해진 것. 기아와 아시아의 지분 가운데 51%를 동시인수할경우 필요한 최소액은 기아 7,650억원, 아시아 3,060억원 등1조710억원에 달한다. 지금과 같이 경쟁이 전개되면 프리미엄이치솟게 되면서 그 액수는 2배, 3배로 늘어날 수도 있다. 국내업체들이이 정도 자금력을 갖춘다는 것은 어렵다. 또 포드도 혼자서 이부담을 떠안을 의지는 없다는게 일반적인 분석이다.
◇컨소시엄 시나리오=여기서 컨소시엄 구성이 유력한 시나리오로등장하게 된다. 이미 대우가 현대를 향해 컨소시엄 구성을 제의했다.
현대는 아직 공식입장을 표명하지는 않고 있지만 긍정적으로검토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현대-대우의 제휴가능성은 반반. 현실적으로 양측은 인수자금및 고용부담 포드와 삼성자동차의 견제라는 이해가 맞아 떨어지면서제휴에 나설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최근 판매실적, 정리해고문제등을 놓고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그 여지가 크게 줄어든 것도사실.
삼성-포드의 제휴도 여전히 가능한 시나리오. 포드는 일본내자회사인 마쓰다와 공동 입찰참여 의사를 밝히면서 『삼성과의제휴는 없다』고 단언하고 있다. 그러나 삼성은 『포드가 우리를원할때가 온다』는 입장이다. 물론 이 뜻이 이루어지지 않을경우에 대비해 국내외 업체를 대상으로 컨소시엄 구성을 위한외자유치에 적극 나서고 있다.
삼성이 포드의 부인에도 불구하고 컨소시엄 구성 가능성을 배제하지않는 것은 포드 역시 홀가분한 입장은 아니라는 분석에 따른것. 삼성은 포드의 기아에 대한 전략은 「단독인수 불가」라고주장한다. 이에따라 포드는 그동안 해외기업을 대상으로 컨소시엄구성을 추진했으나 실패했고, 따라서 포드입장에서 삼성은 가장유력한 파트너라는 것이다. 컨소시엄 구성과 관련된 보다 구체적인내용은 오는 27일 발표되는 부채탕감 방 규모에 따라 결정될것으로 보인다.【박원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