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마케팅으로 세상을 바꾼다] 제일모직

감성 자극… 소비자 공감·동경 이끌어내<br>스토리텔링 기법으로 뇌리에 각인 빈폴진, 업계 첫 증강현실 도입도

제일모직 빈폴진의 모델인 인기 가수 2NE1의 모습. 빈폴진은 업계 최초로 증강현실(Augmented Reality)을 마케팅에 도입해 젊은층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사진제공=제일모직


빈폴진의 모델인 기네스펠트로. 빈폴은 유명인과 의 콜라보레이션을 비롯해 골프대회, 대학 등과의 콜라보레이션으로 브랜드에 신선함을 불어넣고 있다. /사진제공=제일모직

현재 30대 중ㆍ후반에게 아련한 향수를 자극하는 광고카피를 뽑으라면 어떤 것이 1등의 영예를 차지할까. 아마도 상당수 사람들이 '그녀의 자전거가 내 가슴 속에 들어왔다'를 지목하지 않을까 싶다. 자전거 거울에 반사된 햇빛에 남자 모델이 얼굴을 찡그리면서 자전거를 타고 있던 소녀를 응시하던 그 장면은 당시 젊은이들의 뇌리에 강한 인상을 남겼다. 그녀가 입고 있던 옷이 바로 제일모직의 '빈폴'. 감성 마케팅의 교본이라고 할 이 광고는 바로 제일모직 마케팅의 힘을 보여준다. 제일모직은 소비자의 '공감'과 '동경'을 끌어내는 감성 마케팅에 공을 들인다. 패션이 그 어떤 비즈니스보다 감성을 중요하게 다루어지는 분야라는 판단 때문이다. 감성을 자극하는 통로로 이용되는 것이 빈폴의 자전거 광고에서 보듯 스토리 텔링이다. 광고가 이야기를 풀어내듯 해 뇌리에 속속 들어오는 것이다. 남성복 브랜드 갤럭시의 광고 '수트의 원칙'도 스토리텔링 식으로 감성을 건드린 사례다. 멋쟁이 영화배우 피어스 브로스넌이 설명하듯 '수트를 입는 법'을 말하는 이 광고는 남성 소비자들로 하여금 광고를 보는 수초 만에 '나도 저렇게 입고 싶다'는 공감을 끌어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남아공 월드컵 마케팅도 눈여겨볼 만한 구석이 많다. 제일모직은 대표팀 평가전이나 월드컵 본선에서 허정무 감독이 매고 나온 레지멘탈 타이(레드, 네이비 컬러의 2색 사선무늬 타이)'를 승리를 부르는 부적으로 각인시켜 소비자들로부터 하여금 대표팀 공식 수트를 찾게끔 유인하는 데 성공했다. 빈폴 '인터내셔널 캠페인' 도 감성적인 광고로 빼놓을 수 없다. 당시 국내 CF시장의 새 얼굴로 떠오른 다니엘 헤니와 헐리우드 톱스타 기네스 펠트로가 영국에서 우연히 만난다는 내용의 이 광고는 단순한 패션광고를 넘어서 짧은 영화와 같은 스토리로 국내외에서 화제가 됐다. 특히 국내 스타와 해외 스타를 기용해 이들이 서로 만나는 설정은 빈폴의 세계 시장 진출을 예고하는 것이기도 했다. 이외에 사회기부프로그램인 구호의 'Heart For Eye'캠페인 등도 제일모직이 소비자와 함께 하고 있다는 인식을 심어 준 마케팅 성공 사례로 손꼽힌다. 제일모직은 트렌드를 앞서가는 '선제적 마케팅'으로도 유명하다. 예컨대 패션업계 최초로 증강현실(AR)을 도입한 '빈폴진'은 단적인 예. 증강현실이란 사물을 합성해 보여주는 기술로, 최근 산업 전반의 흐름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는 혁신 기술이다. 쌍방향 성격의 체험이 가능하고, 정보를 입체적 영상으로 접할 수 있어 대표적인 디지털 마케팅의 수단으로 빠르게 파급되고 있는 기술을 마케팅에 접목한 것이다. 특히 빈폴진의 증강현실은 사용자가 셀틱문양의 AR카드를 웹캠에 비추는 것에 그치지 않고, AR카드를 움직여 다양한 영상을 감상할 수 있어 현실감과 재미를 더했다. 이 때문에 젊은 고객들에게 빈폴진을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효과를 봤음은 물론이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패션산업의 마케팅은 소비자의 편익보다는 심미적 만족도를 높이는 마케팅이 더욱 중요시 되는 추세"라며 "제일모직의 마케팅이 주목 받는 이유도 바로 이런 산업의 특성을 가장 잘 이해하고, 소비자적인 시각에서 소통하며, 좀 더 빠른 트렌드와 앞선 정보를 소비자에게 전달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골프대회·대학등과 협업 강점

협업이라는 의미의 '콜라보레이션(Collaboration)'을 마케팅에 가장 잘 활용하고 있는 브랜드가 바로 빈폴이다. 빈폴의 콜라보레이션은 브랜드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새로운 시도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신선함을 주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예컨대 빈폴의 콜라보레이션 역사는 해외 유명 디자이너 등과의 협업을 넘어 최근에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영국의 'The Open(브리티쉬 오픈)'골프대회 및 옥스포드 대학과의 협력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이 중 빈폴골프의 경우 '디 오픈 챔피언십'의 명칭 및 관련 로고 등을 골프웨어 및 골프 용품에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됐다. 패션 브랜드가 세계적인 메이저 골프대회와 파트너십을 맺고 패션아이템을 출시하는 것은 이번이 국내 최초로, 빈폴이 콜라보레이션의 지평을 계속 넓히고 있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최은열 빈폴골프 팀장은 "이번 파트너십을 통해 빈폴골프는 영국 전통 골프웨어로서 이미지를 높이고, '디 오픈'은 한국 내의 인지도를 제고할 수 있게 됐다"며 "빈폴골프는 특히 디 오픈의 권위와 위상을 상징하는 패셔너블하면서도 고기능성을 갖춘 골프웨어를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영국의 옥스포드 대학이 보유한 다양한 디자인 소스를 상품에 적용해 만든 '빈폴 옥스포드 라인'도 빈폴의 주요 타킷층인 10대 후반에서 20대 중반까지의 젊은 층 공략에 한몫하고 있다. 빈폴은 먼저 옥스포드 라인 제품으로 런칭 1년 차인 지난해 봄여름 시즌에 10개 스타일의 남성 캐주얼 티셔츠을 선보였으며 가을겨울 시즌에는 머플러, 모자, 와펜 등 보다 다양한 아이템에 옥스포드 스타일을 적용해 소비자들의 호평을 끌어냈다. 빈폴 키즈도 아동 캐주얼 티셔츠(16가지 스타일), 야구모자, 캐주얼 가방, 타이와 머플러 등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국내 캐주얼 시장에 영국 클래식 열풍을 일으켰다. 제일모직 관계자는 "빈폴의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들은 브랜드 이미지와 매출 측면에서 모두 만족스러운 결과를 낳았다"며 "선진적인 기획이 돋보이는 마케팅 활동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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