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이 스태그플레이션을 향해 나아가고 있지만한국정부가 이에 대해 대책을 세운다면 상황은 나아질 수 있다고 미국의 저명한 경제전문 칼럼니스트인 윌리엄 페섹 주니어가 22일 지적했다.
페섹은 이날 블룸버그에 기고한 기명 칼럼을 통해 "한국은행의 박승 총재가 한국에 스태그플레이션의 요소가 있음을 인정하면서 이같은 상황이 위기로 치닫지는않을 것이라고 말하지만 한국은 장기간 스태그플레이션과 힘겨운 싸움을 벌일 첫 번째 주요 아시아 경제가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70년대 형태의 스태그플레이션의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전제한뒤 하지만 10여년동안 이러한 위험을 경험한 투자가들과 정책입안가들은 이를 등한시하고 있어25년전과 같은 채권과 주식시장에서의 혼란이 한꺼번에 일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8월 소비자물가는 2001년 이후 최대인 4.8%를 기록했으며 9월에는 3.9%가 상승한 상태다.
한국은행은 실질 인플레이션(core inflation)은 올해 3.5%, GDP성장률은 5%에이를 것으로 기대하나 물가압력을 감안할 경우 이는 매우 희망적인 생각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는게 페섹의 견해다.
지난 1년새 75%나 급등한 유가가 6천50억달러 규모의 한국경제를 갉아먹고 있기때문이다. 이로인해 리먼브라더스사는 한국의 올해 성장률을 5번째로 하향조정해 올초 6.5%에서 4.2%로 낮췄다.
게다가 생산저하와 물가상승은 한국의 강성노조로하여금 고임금 요구를 촉발할 가능성도 있고 이는 다시 물가에 압박을 가할 수 있다.
중앙은행이 금리 인상보다는 인하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점도 문제다. 중앙은행은 에너지가격 상승과 신용카드 부채 문제로 야기된 소비 및 성장 둔화를 자극하기위해 8월에 금리를 0.25% 포인트 낮춰 사상 최저치(3.5%)에 이르게 했다.
페섹은 또 한국이 빠른 성장보다 나은 성장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으며 생산의질 개선이 삶의 질과 일자리 창출, 미래 기업 투자등을 촉진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한국은 수출 촉진을 위해 낮은 원화가치와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는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박승총재가 지난 7일 대출금리 인하에 대한 정부 요청을 거절한 것은 다행이며 중앙은행은 금리상승의 위협에 대한 토대를 마련할 때라고 평가했다.
이와함께 한국은 달러화에 대한 원화가치를 높여 인플레이션을 흡수해야 하며박승 총재가 정부 관료들에게 이같은 견해를 제시할 유일한 위치에 있다고 페섹은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