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은행 관계자는 27일 『올 상반기 안에 자산운용사를 설립하기 위해 세계 10대 자산운용사인 피델리티와 접촉 중』이라고 밝혔다.은행측은 이를 위해 지난해 말 김승유(金勝猷) 행장의 미국 방문 당시 피델리티측에 자산운용사 합작설립을 위한 의사를 타진했으며, 올 들어서는 국제부 고위관계자가 피델리티의 아시아담당자 등과 구체적 협상을 가졌다.
은행 관계자는 그러나 『거듭된 의사타진에도 피델리티측은 여전히 소극적 자세를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실패할 경우 한때 관심을 비추었던 메릴린치 등 여타 금융기관과의 제휴도 검토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측은 3월 말까지 외국 금융기관과의 합작이 성사되지 않으면 국내 자산운용사와의 합작 또는 독자적으로라도 설립을 강행, 6월 안에 영업을 시작한다는 방침이다. 자산운용사의 자본금 규모는 200억~300억원 수준으로 잡고 있다.
이 관계자는 『인가신청을 한 뒤 설립 때까지는 두달 가량이 소요된다』며 『어떤 식으로든 3월 말까지는 결론을 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하나은행은 당초 외국 회계법인으로부터 외부감사를 받으려던 방침은 현행 규정상의 이유를 들어 백지화시켰다.
은행 관계자는 『현행 규정상 외국 회계법인으로부터 감사를 받더라도 국내 회계법인 한 곳의 감사와 병행해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이를 철회했다』며 『대신 국제적인 수준으로 회계처리를 하는 방식으로 보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김영기기자YG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