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가위손’ 오뚜기 아저씨 왔다” 27일 오전 9시 경기도 가평군 꽃동네 사랑의 집(부랑인 시설) 2, 3층 공동방은 머리를 깎으려고 모여든 시설 생활자들로 장사진을 이뤘다. 14년 동안 이발 봉사를 해온 육군 오뚜기 부대 군무원 이종열(62)씨가 오는 날이기 때문이다. 이씨는 오뚜기 부대 이발병 3명과 함께 시설 생활자 180여 명의 머리를 모두 깎아주며 고된 하루를 보내야 하지만 표정만은 밝았다. 군 제대 후 28살 때부터 가위를 잡은 이씨는 포천시 이동면 노곡리에서 이발업을 하다 인근 부대 간부에 의해 ‘스카우트’돼 1983년부터 이발사 군무원이 되었다. 그러던 중 지난 1992년 같은 부대 부사관단이 꽃동네와 자매결연할 때 함께 따라갔다가 이곳과 인연을 맺었다. 더벅머리의 시설 생활인들 모습에 가슴이 아팠던 이씨는 “내가 가지고 있는 이발기술로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어야겠다”고 마음먹고 그때부터 매달 마지막 주 금요일 이곳을 찾아 이들의 머리를 다듬어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