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대통령 선거때 성급히 승자를 예측했다가 망신을 당했던 미국 방송사들이 이번 대선에서는 "돌다리도 두드려보는"극히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미국 방송사들은 지난 2000년 대선때 섣부른 승자예측을 유발했던 공동조직인 `투표자 뉴스 서비스(VNS)'를 해체하고 이번에는 `전국선거합동보도단(NEP)'을 만들었다. 이것은 ABC, NBC, CBS, 폭스, CNN 등의 방송사들이 AP통신과 함께 만든 조직으로 출구조사와 개표 보도를 전담했다.
NEP는 이어 여론조사 기관인 에디슨/미토프스키를 고용해 출구조사를 실시하는한편 승자예상 모델을 만들었다. 이 승자예상 모델은 2000년 대선때보다 향상된 것으로 NEP 회원사들과 외부의 전문가들의 광범위한 검토를 기반으로 승자를 예측하게돼 있다.
NEP는 또 에디슨/미토프스키에 의뢰해 부재자 및 조기투표자들이 많은 주들에서전화 여론조사를 실시해 이 결과를 승자예측에 더한다.
각 방송사들은 이같은 자료를 바탕으로 자사의 조사를 더해 자사의 책임으로 승자를 예측하게된다.
예컨대 ABC방송의 경우 사회과학자들과 언론인들로 구성된 팀이 최종적으로 승자를 예측하도록 했다. `결정데스크(Decision Desk)'로 명명된 이 팀은 여론조사의`양적(量的) 방법론(quantative method)'을 전공한 사회과학분야의 박사 3명이 감독한다. 이들은 이 분야에 많은 경험을 갖고 있다.
결정데스크는 승자를 예측하기 위해 출구조사와 실제 개표를 다양한 통계적 모델을 이용해 분석한다. 이 데스크는 또 이 모델이 최소한 특정후보가 승리할 확률이99.5%가 되는 것을 보여주기 전에는 승자 예측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팀은 이밖에도 부재자 투표와 조기 투표 등 주별로 달라지는 많은 다른 요소들을 고려한다.
ABC뉴스는 이와관련 "우리는 선거일 실시된 투표에 대한 개표가 100% 끝났더라도 후보간의 득표율 격차가 1%포인트 미만이면 승자를 예측하지 않는다"면서 "왜냐하면 많은 투표들이 부재자투표나 잠정투표의 형태로 개표되지 않은 채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에따라 이번 선거에서는 플로리다,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등 결정적 인접전지역의 승자예측이 당초 예상보다 몇시간씩 늦어졌다.
(워싱턴=연합뉴스) 김대영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