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OPEC 산유량 동결 결정

유가강세 상당기간 지속될듯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11년래 최저 수준인 현재 산유량을 유지키로 사실상 결정함으로써 미국의 이라크 공격 우려로 시작된 유가 강세가 상당기간 계속될 전망된다. OPEC회원국 석유 장관들은 올 원유 생산 쿼터 공식 발표를 하루 앞둔 18일 일본 오사카에서 비공식 회담을 갖고 그동안 입장 정리를 유보해왔던 사우디 아라비아를 포함, 11개 회원국들이 산유량을 현재 수준으로 유지하기로 합의했다고 19일 주요 언론들이 보도했다. OPEC의 이 같은 움직임은 원유 성수기인 북반구 겨울을 앞두고 산유량을 늘리지 않으면 유가 불안이 고조될 것이라는 세계에너지기구(IEA)의 경고나 중동 불안 등을 이유로 원유 증산을 바라는 미국 등 주요 수입국의 희망에 배치되는 것이다. OPEC와 원유수입국의 입장 차이가 이처럼 큰 것은 현재의 유가 강세에 대한 시각이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 OPEC 석유장관들은 현재 원유의 시장 공급량은 충분하다며 유가 강세의 원인을 전적으로 미국의 이라크 공격 위협으로 촉발된 `전쟁 프리미엄`에 돌리고 있다. 시장의 수요와 공급을 고려할 때 22~28달러의 유가를 목표로 설정된 OPEC 생산쿼터는 매우 적절하며 최근의 유가는 `전쟁 프리미엄` 2-4달러가 반영된 것이라는 주장. 이들은 최근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UN의 무기사찰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히자 유가가 큰폭으로 하락했으며 이튿날 부시 대통령의 `공격 불사`발언에 유가가 상승세로 돌아선 것을 이를 입증하는 사례로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 등 주요 석유수입국의 입장은 이와 크게 다르다. 이들은 중동지역 긴장의 영향이 이미 유가에 반영됐고 북반구 겨울이 다가오면서 원유수요가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돼 OPEC의 생산량 확대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세계 최대 석유 소비국가인 미국은 전쟁과 상관없이 원유 공급이 부족한 상황이어서 난방 연료 소비가 많아지는 향후 몇 달간 유가 상승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와 관련, 지난주 미국내 크루드 오일 재고는 2001년 3월 이래 최저치를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결국 현재 유일하게 원유 증산 여력이 있는 OPEC이 산유량 동결 입장을 고수함에 따라 세계유가는 미국의 이라크 공격 여부에 관계없이 상당기간 OPEC에 휘둘리며 강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윤혜경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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