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총리의 ‘야당 폄하발언’으로 인해 국회파행이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최광 국회 예산처장의 면직여부를 둘러싼 여야갈등이 정국의 새 불씨로 작용할 전망이다.
국회 운영위는 2일 국회 예산정책처가 행정수도 이전비용을 부풀려 분석했다는 의혹을 조사하기 위한 소위원회를 열어 최 처장의 ‘개입’ 여부를 추궁할 예정이다.
조사소위는 이날 최 처장을 직접 출석시켜 직원들에게 행정수도 이전비용을 부풀리도록 지시했는지 여부를 집중 조사하며 조사결과를 토대로 4일 전체회의를 열어 김원기 국회의장이 요청한 최 처장 면직동의안을 처리할 방침이다.
열린우리당 소속인 이종걸 소위위원장은 “한나라당 이한구 정책위의장에게 건네진 수도이전비용 분석보고서와 관련해 1일 양지청 예산정책처 사업평가국장 등을 불러 조사했다”며 “6월23일 이 위원장이 예산처에 정식으로 수도이전 비용분석을 요청하기에 앞서 이미 같은 달 17일 최 처장 주재 하에 대책회의가 이뤄졌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실무자가 한 분석을 묵살하고 임의로 이전비용을 부풀렸고 최 처장의 지시가 상당부분 있었다’라는 양 국장의 진술을 확보했다”며 “이 진술이 사실이라면 수도이전비용 조작에 관여하지 않았다는 최 처장의 국정감사 발언은 위증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한나라당은 국회가 공전되는 가운데 여당이 1일 단독으로 소위를 열어 조사한 결과는 수용할 수 없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한나라당 남경필 원내수석부대표는 “여당이 국회파행사태와 관련해 대화를 하자고 해놓고 운영위 조사소위를 단독으로 강행했다”며 “국회 파행으로 전 의사일정을 거부하는 상황에서 여당의 단독조사는 이중플레이”라고 비난했다.
이런 가운데 최 처장은 김원기 국회의장의 면직요구가 부당하다는 행정소송을 제기하겠다는 방침을 밝힐 예정이어서 최 처장 면직요구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