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사외칼럼

[로터리] '뿌리민족주의' 통일철학

이승헌 국제평화대학원 대학교 이사장

한반도는 지금 미국 주도하의 통일이냐, 중국 주도하의 통일이냐, 아니면 제3의 길로 가느냐 하는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우리는 이 상황을 냉정히 직시해야 할 때다. 한반도는 중국ㆍ러시아라는 대륙세력과 일본ㆍ미국이라는 해양세력간 격돌의 역사적 현장이었음을 상기하지 않을 수 없다. 구한 말 열강의 각축 아래서 민족의 운명을 제대로 지켜내지 못한 과오를 두 번 다시 반복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한민족의 발전을 위해 통일은 지상 과제이나 그것은 자주적 평화통일일 때 해당하는 말이다. 민족의 자주적 통일을 위해 우리에게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통일철학의 정립이다. 남과 북이 공동으로 추구할 수 있는 통일철학은 우리 민족의 건국이념인 홍익인간 이화세계의 정신밖에 없다. 그것은 좌파민족주의도 우파민족주의도 아닌 바로 ‘뿌리민족주의’이다. ‘뿌리민족주의’는 곧 ‘홍익민족주의’이다. 우리 사회는 ‘뿌리민족주의’를 잃어버렸기에 해방 후에는 좌우익간의 투쟁이 극심했고 지금까지도 고질적으로 사회 분열을 일으키고 있다. 현재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친미ㆍ친북 논란은 더이상 계속돼서는 안된다. 무엇보다도 우리 민족 살리기에 나서는 일이 시급하며 민족의 생존이 우선이다. 지금은 단합해 민족 내부의 역량을 기를 때다. 그 구심이 될 수 있는 것이 국학부흥운동이며 민족정체성의 교육이다. 우리가 경제대국이나 군사대국이 된다고 해서 쉽게 자주독립국가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홍익인간 정신에 기초한 민족정신이 중심에 제대로 설 때 민족의 진정한 자주적 평화통일과 번영의 길이 열릴 것이다. 홍익인간 정신은 협소한 민족주의의 울타리를 넘어선 웅혼한 정신이다. 홍익인간 정신을 통해 우리는 자주적 평화통일뿐 아니라 그를 통해 인류와 지구문명에 희망을 줄 수 있는 기반을 세울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나와 민족과 인류를 함께 살리는 길이다. 한민족이 조화와 상생의 정신문화를 먼저 익히고 지구촌에 이를 널리 알려나갈 때 인류에 기여하는 정신 지도국으로서 ‘제3의 길’을 선택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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