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과 보건복지가족부가 민간보험사 실손형 의료보험의 보장범위를 100%에서 80~90%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데 대해 생명보험업계와 손해보험업계가 각각 다른 주장을 펼치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11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생보업계와 손보업계는 각각의 주장을 담은 의견서를 최근 금융위원회에 제출했다.
생보업계는 실손형 민영의보의 보장제한 수준을 현재의 80%로 유지하겠다는 내용을 금융위에 전달했다. 손보업계도 지난 9일 각 사 기획임원회의를 갖고 당국의 실손 의료보험 보장제한에 업계 전체가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대형생보사의 한 고위관계자는 “그동안 건강보험과지급 등의 부작용 방지와 소비자 권익을 생각했을 때 80% 보장이 적정하다고 판단해 그 의견을 제출했다”고 설명했다.
생보업계가 80% 보장을 고수하겠다고 나선 것은 손보사들에 비해 실손형 민영의보 판매 경험이 짧아 90% 보장 상품을 판매할 경우 위험률 관리가 어려워지기 때문이다. 또 90% 보장이 확정되면 이에 맞춰 상품을 개정하거나 새 상품을 출시해야 하고 관련 시스템을 새로 정비하는 등 추가적인 시간과 비용이 들어 반대입장을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대해 손보업계의 한 관계자는 “실손 의료비의 100%를 보장해주던 실손보험의 보장범위를 80~90%로 인위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소비자 선택권을 저해할 수 있다”며 “공급자와 수요자가 선택해 거래할 문제이므로 법령이나 감독규정으로 일률 제한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손보사들은 일단 당국을 설득하는 데 주력하되 관련정책이 강행되면 탄원서 제출 등 다른 방법들을 검토할 계획이다. 생보업계 역시 손보업계의 움직임을 보고 반박수위를 높여나갈 예정이어서 양 업계 간 갈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