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완전한 산학협력

`산학(産學)협력`은 기술발전과 지역혁신을 위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말이다. 우리나라의 연구인력은 대학ㆍ연구소ㆍ기업에 7대2대1의 비율로 분산돼 있다. 그러나 연구자금은 이와는 거꾸로 1대2대7의 비율로 쓰이고 있다. 인력과 자금의 수급 불일치 현상이다. 또 우리나라의 연구개발(R&D) 투자 규모는 절대액으로 따지면 미국ㆍ일본 등 선진국에 비해 매우 적지만, 국내총생산(GDP)에 대한 비율로 따지면 다른 선진국에 비해 크게 떨어지는 편은 아니다. 문제는 그렇게 힘에 부치게 투자되는 R&D 활동이 실용성과 효율성면에서 얼마나 성과를 거두고 있느냐 하는 점이다. 물론 기업은 대학의 연구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장학금도 내고 연구자금이나 연구설비도 지원하고 있다. 대학도 기업현장에 맞는 기술을 개발하기 위해 기업과 같이 연구개발 과제를 많이 수행하고, 현장에 바로 투입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교과목을 실용성 있게 개편해나가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도 기업에서는 대학의 이공계 교육이 기업의 수요와 동떨어져 있고, 이공계 출신을 직원으로 받아들여도 몇 천만원의 재교육비가 든다며 불만이다. 대학에서도 기업이 결국 그들을 위해 쓰일 인력임에도 대학의 인력양성을 지원하는 데 인색하다며 불만이다. 그 이유는 지금까지의 산학협력이 단기적이고 포괄적이지 못했던 점에 있는 듯하다. 이제는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기술, 원천기술을 가진 국가만이 21세기의 무한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대학과 기업이 지금까지의 산학협력 방식에서 벗어나 서로 깊숙하게 들어와서 클러스터를 형성하고 서로에게 문을 완전히 개방해야만 그 길이 보일 수 있다. 외국의 성공한 산학클러스터는 학생들이 이수학점의 반 이상을 기업현장에서 취득하고 기업은 그들이 필요한 분야의 대학연구활동과 인력양성을 거의 전적으로 지원한다. 우리도 최근 그러한 전향적이고 새로운 산학협력 형태가 나타나고 있다. 안산 지역 소재 대학과 중소기업간에 이뤄지는 클러스터 과정, 포스코가 산학협력을 위해 대학에 20억원을 쾌척한 점, 또 ㈜만도와 경북대간에 2년간 해당 기업이 필요로 하는 교육을 대학에서 수행하고 기업은 장학금ㆍ생활비와 졸업 후 취업보장까지 해주기로 한 진일보한 산학협력 형태가 그 사례들이다. 이러한 새로운 산학협력이 크게 확산되기를 기대해본다. <조환익 산업기술재단 사무총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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