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프로스펙스/「메이드 인 코리아」(AD플라자)

◎역사투영 ‘우리것 소중함’ 일깨워/독도·이순신 장군 등 내세워 한국혼 호소/외국브랜드에 맞서는 “대표 이미지” 어필「정복당할 것인가, 정복할 것인가」 낯익은 이 말은 국제상사 스포츠브랜드 프로스펙스의 한 광고카피다. 많은 논란이 있었지만 우리것이 소중하다는 메시지를 역사의 한 장면을 투영해 전달하고 있다. 광고는 단순히 매출을 끌어올리기 위한 수단만은 아니다. 광고는 다양한 형태로 소비자들에게 다가와 때로는 감동과 즐거움을, 때로는 의미심장한 메시지를 준다. 우리가 미처 생각지도 못했던 점이나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조금씩 일깨워 주기도 한다. 이런점에서 광고는 또 하나의 언론으로 불린다. 소비자들에게 「메이드 인 코리아」의 중요성과 한국민이란 자신감을 깊이 심어준 프로스펙스 광고 캠페인이 높이 평가받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94년 가을. 압구정동 거리에 검은 눈망울에 처연한 슬픔을 가득 담고 하얀 치마 저고리의 한 소녀가 서 있었다. 우리의 누이같은 가녀린 소녀의 어깨엔 「정신대」라고 쓰인 흰 띠가 둘려져 있다. 웰콤이 제작한 프로스펙스 1차 캠페인 기업광고중 「정신대편」이다. 「정복당할 것인가, 정복할 것인가」라는 의미심장한 헤드라인 아래 우리가 외국제품만을 선호한다면 결국 경제 식민지로 전락할 수 없다는 위기의식과, 민족의 얼과 자긍심을 갖고 우리것을 지켜 나가야 한다는 뜻을 함축적으로 전달하고 있다. 「정복자」캠페인 시리즈는 정신대편에 이어 슈샤인 보이, 학도병, 독도편으로 이어지며 애국심을 고취시켰다. 그러나 이 시리즈는 단순히 애국심에 호소하기 보다는 프로스펙스가 우수한 제품력을 바탕으로 국내시장을 지키는 것은 물론 세계 시장에서도 으뜸상표로 성장하겠다는 「스포츠 세계의 새로운 정복자」의지를 담고 있다. 프로스펙스는 이후 광개토대왕의 우렁찬 목소를 통해 소비자들에게 다시한번 신선한 충격을 건넸다. 매출증대에도 한 몫을 했음은 물론이다. 1차 캠페인이 시행되기 전인 94년보다 내수시장만으로 30% 이상 매출이 늘어났으며, 특히 신발부문은 50% 이상 증가했다. 95년 총 매출액도 목표액 대비 1백25%나 초과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프로스펙스는 이같은 소비자들의 관심과 매출증대에 힘입어 96년 2차 캠페인 「메이드 인 코리아」의 깃발을 올리게 된다. 얼핏 보면 단지 「국산」을 의미하는 것 같지만 우리것이니까 아끼고 사랑하지는 차원을 넘어서 「한국제일이 세계제일」인 우리것에 대한 당당함을 이야기 하는 것이다. 메이드 인 코리아 캠페인의 첫 테이프는 83년 세계 청소년 축구 선수권 대회 4강신화의 메이커인 「붉은 악마」 박종환 감독이었다. 월드컵 유치라는 국민적 여망을 그대로 반영한 박감독편 광고는 한국제일이 세계제일임을 다시한번 일깨워준 광고라는 평가를 받았다. 박감독편 뒤를 이어 등장한 메이드인 코리아 2탄 모델은 아무도 생각지 못한 광화문 이순신 장군. 미국과 한국의 농구시합때 경기종료 동점을 이룬 상황에서 한국팀 선수가 던진 3점슛이 골대에서 빙글빙글 돌기만 하자 갑자기 광화문 네거리의 이순신 장군이 칼을 뽑아 쿵하고 내려친다. 그 힘으로 공은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가고 승리는 한국으로 돌아간다는 내용이다. 이달 중순부터 방영예정인 3탄 광고 역시 외국 스포츠브랜드와 정면대결을 통해 한국의 정신을 강조하고 있다. 장소는 축구강국 이탈리아의 명물인 피사의 사탑. 프로스펙스 축구화를 신고 달려온 한국선수가 힘차게 찬 공이 피사의 사탑 옆구리를 강타하고 그 힘으로 기울어졌던 사탑이 바로선다는 내용. 다소 허무맹랑하지만 2002년 월드컵을 눈 앞에 둔 프로스펙스의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프로스펙스는 특히 2차 캠페인 전개이후 꾸준히 매출이 늘어 지난해엔 1천5백억원의 매출을 달성, 국내스포츠 업계에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켰으며, 올해 역시 가장 성공한 국내 브랜드라는 명성을 계속 쌓아가고 있다.<홍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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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준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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