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韓中日 바둑영웅전] 역전, 재역전

제7보(101~141)


앞에서 구리가 회돌이를 서둘렀기 때문에 도리어 박정상이 편하게 되었다. 백2로 붙여 12까지 좌변 대마를 안정시키면서 실리를 벌어들이자 검토실의 목진석이 박정상의 승리를 장담하고 있었는데…. 기분이 좋아지면 실수가 튀어나오는 것은 구리뿐만 아니라 박정상도 마찬가지였다. 백14가 중대한 실착이었다. 백14는 중앙 흑의 연결 장치가 아직 온전치 못하다는 점을 추궁한 수순이었다. 그러나 구리가 흑15로 젖혀 이쪽부터 결정하겠다고 나서자 졸지에 응수가 거북하게 되었다. 중앙을 계속 추궁하면 꼬리 5점은 잡을 수 있다. 그러나 좌상귀 방면의 백이 미생이므로 그런 사소한 이득을 챙기고 있을 여유가 없다. 할수없이 16으로 차단하고 보았는데 흑이 23까지 살아 버리자 백대마의 사활이 다급해졌다. 24에서 28로 조심스럽게 안형을 갖출 수밖에. 이렇게 궁색하게 살고 흑에게 29를 허용해서는 역전이다. 백이 이길 수 없는 형세가 되고 말았다. 백14로는 참고도1의 1, 3으로 좌상귀를 단속할 타이밍이었던 것이다. 구리는 승리를 확신한 듯 31, 33으로 젖혀잇는 통쾌한 끝내기를 서둘렀는데 이 수가 패착으로 지목되었으니…. 흑31은 장차 가로 끊은 후속수단을 확보하는 엄청나게 큰 끝내기였지만 그곳보다 더 시급한 곳이 있었다. 참고도2의 흑1 이하 7를 서두를 자리였던 것이다. 백36이 놓여서는 다시 재역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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