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삼성차 처리/핵심쟁점들] 삼성생명 상장 왜 꼬였나

갈수록 꼬이고 있는 삼성자동차의 해법은 없는가. 현재로선 삼성과 채권단이 조금씩 양보하고 정부가 이를 위한 제도적 뒷받침을 해주면 해결불가능한 문제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경제논리보다 정치논리, 지역정서 등이 앞서면서 합리적인 처리방안을 협의하는 것조차 어렵게 되어버린 상황이다. 삼성자동차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고 있는 쟁점들을 정리했다.◇삼성생명 상장 왜 꼬였나= 삼성생명 상장을 통한 삼성자동차 부채 해소방안은 어찌보면 절묘한 선택이었다. 삼성의 계산대로 주당가격이 70만원에 이른다면 채권단은 빌려준 돈 2조8,000억원을 회수할 수 있고, 삼성도 계열사 부담없이 자동차 문제를 해결지을 수 있는 「실마리」였다. 그러나 이건희(李健熙)회장이 사재출연에 앞서 주식을 매집한 과정이 석연치 않은 데다 2세에 대한 변칙상속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여론의 따가운 눈총을 받게 됐다. 더구나 삼성이 李 회장의 삼성생명 주식 출연을 발표하자, 정부가 기다렸다는듯 삼성생명 상장허용 방침을 발표하면서 특혜 시비로 번지기 지작했다. 문제해결의 첫단추가 잘못 꿰어진 셈이다. 장부가격이 5,000원에 불과한 삼성생명 주식이 상장 이후 폭등한다면 주주들만 엄청난 이득을 볼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되면서 『계약자들에게도 상응하는 몫을 돌려줘야 한다』는 주장이 대세를 이루었다. 비공개 회사인 삼성생명의 주주는 대부분 삼성 경영진과 계열사이며 삼성에서 분리된 제일제당·신세계도 상당 지분을 갖고 있다. 특히 이건희 회장이 삼성생명 지분 26% 가운데 20%를 내놓음으로써 아들 재용(在鎔)씨가 자신이 대주주로 있는 에버랜드를 통해 삼성생명의 경영권을 장악, 사실상의 「2세 승계」가 이뤄진다는 서울경제신문의 특종보도가 나가면서 여론이 급격히 악화됐다.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와 삼성증권을 비롯해 20개 계열사 주식 5,600만주를 갖고 있는 사실상의 지주회사다. 정부는 국민정서가 악화되자 삼성생명 상장을 유보시키는 한편 공청회 등을 거쳐 여론을 수렴한 뒤에야 상장을 허용하겠다고 한발 물러섰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 상장 문제는 당분간 수면 아래에서만 움직일 것으로 보인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