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국제유가 추가 상승 전망 힘 실린다

OPEC 비공식 증산 희석.


리비아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석유수출국기구(OPEC) 회원국들이 리비아의 원유 감산을 메우기 위해 속속 증산 움직임에 동참하고 나섰다. 여기에 무다마르 카다피 리비아 국가원수가 안전한 퇴로를 보장하는 조건으로 퇴진의사를 밝혔다는 알자지라 방송의 보도가 전해지자 일각에서는 국제유가가 급속도로 안정을 되찾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국제유가 추가 상승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8일 골드만삭스가 2ㆍ4분기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 전망을 종전보다 배럴당 4.5달러 높은 105달러로 상향 조정했다고 전했다. 또 인터넷상에서 오는 11일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에서의 반정부 시위가 예고되면서 옵션시장에서 배럴당 200달러를 돌파에 베팅하는 투기성 주문이 급증하는 등 국제유가는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혼돈 양상을 보이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옵션시장에서 서부텍사스산중질유(WTI) 6월물을 배럴당 200달러에 살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콜’옵션 거래는 지난달 중순까지 1,500건 수준에 머물다가 현재 8,000건에 육박하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과 시장 혼돈으로 국제유가 200달러 돌파를 예상하는 투기성 베팅이 기승을 부리는 것이다. 싱가포르 소재 바클레이즈 캐피털의 유 잉시 상품애널리스트는 “시장의 변동성과 콜옵션으로의 자금 유입 추이를 볼 때 시장 참가자들은 유가 추가상승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특히 오는 3월11일 ‘분노의 날(Day of Rage)’을 맞아 사우디아라비아에서 대규모 시위를 촉구하는 움직임이 일면서 시장에서는 중동에서의 시위 확산과 그에 따른 유가상승 우려가 고조되고 있다. OPEC 회원국들이 비공식적인 증산 계획을 밝히고 미국이 전략비축유(SPR) 방출 가능성을 언급하는 등 유가안정을 위해 각국이 메시지를 던지고 있지만 시장 불안은 여전하다. AP통신은 에너지 컨설팅업체인 리터부쉬앤어소시이츠의 짐 리터부쉬 대표의 말을 인용, 각국의 공급확대 및 증산 움직임은 과열된 에너지 시장을 일시적으로 식힐 수는 있겠지만,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는 유가가 지속적으로 상승할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사우디는 리비아 감산 공백을 메우기 위해 공식 쿼터보다 70만배럴 많은 하루 920만~930만배럴을 생산하고 있으며, 쿠웨이트와 아랍에미리트(UAE), 나이지리아도 4월 초부터 비공식 증산에 동참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이들 3개국의 증산량은 최대 30만배럴에 달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리비아는 전세계 석유공급량의 1% 이상을 차지하는 석유수출국이지만 내전을 방불케 하는 최근 사태로 일부 항구에서 석유 선적이 중지된 데다 서방국가들의 제재조치로 석유 메이저들이 리비아와 석유거래를 끊음에 따라 하루 150만배럴 규모에 달하던 석유수출이 머지 않아 전면 중단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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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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