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北, 핵탄두 ICBM 개발 탄력받는다

동창리 미사일 발사기지에 발사대ㆍ타워까지 완공<br>현대적 시설에 미사일 공장ㆍ영변 핵시설과도 인접

동창리 미사일 발사 시험장을 시기별로 위성 촬영한 사진(위)과 시험장 위치 및 조감도.

북한이 지난 10년간 평안북도 철산군 동창리에 건설해온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기지에 최근 발사타워(launch tower) 공사를 끝낸 것으로 확인됐다. 17일 한ㆍ미 정보당국과 미국의소리(VOA) 방송 등에 따르면, 지난달 촬영된 위성사진 등 분석 결과 북한은 중국과 가까운 서해안의 동창리 기지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등 장거리 미사일 발사대와 발사타워 건설을 마쳤다. 북한은 동창리 기지에 2008년에는 없던 로켓엔진 시험대(test stand), 미사일 조립ㆍ시험동, 발사용 벙커와 발사대, 약 30m 높이의 현대식 발사타워까지 갖춰 언제든 장거리 탄도미사일 등을 발사할 수 있는 기본 인프라를 구축했다.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에 있는 발사기지에 비해 훨씬 규모가 크고, 시설도 현대적이다. 발사타워는 로켓ㆍ우주선에 연료ㆍ화물을 싣거나 승무원이 탈 수 있게 발사대(launch pad)에 건설한 시설물로 로켓 지지대 역할도 한다. 발사대는 제어실에서 탄도미사일 등을 쏘아 올릴 로켓을 원격 조작하는 데 필요한 케이블과 화염배출구 등이 설치된 콘크리트 구조물을 말한다. ◇中 인접 평북 서해안… 정찰ㆍ공격 애로= 북한은 그동안 함경북도 동해안의 무수단리 기지에서 각종 미사일을 발사했다. 무수단리 기지는 상당수 시설이 수동식이어서 미사일을 발사대에 장착하고 발사할 때까지 2~3주가 걸리며, 핵시설단지인 영변과 300㎞ 이상 떨어져 있다. 반면 동창리 기지는 장거리 미사일을 쏘아 올리는 수직 발사대를 비롯해 연료주입, 제어ㆍ조종시설 등이 한층 자동화된데다 평양 인근의 미사일 제작공장과 가까워 발사 준비기간과 추진체 이동시간이 크게 줄어든다. 영변과의 거리가 70여㎞에 불과해 핵탄두 장착에도 유리하다. 중국과 가까운 평안북도 철산군 서해안에 위치, 발사실험을 하거나 실제 발사할 때 미국ㆍ일본 등이 정찰하거나 기지를 공격하기도 쉽지 않다. 무수단 기지에서 ICBM 등 장거리 미사일을 쏘면 추진체(로켓)가 일본 근해에 떨어지지만, 동창리 기지에서 하와이 방향으로 발사하면 일본 상공을 거치지 않아도 되고 추진체가 동해와 태평양에 떨어지게 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동창리 기지에서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하면 약 20분 뒤 미국 서부 해안에 도달한다. ◇북 ICBM 개발의 핵심 기지= 제임스 클래퍼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은 16일 상원 정보위원회에서 "북한이 2006년과 2009년 (성공적인) 대포동 2호 발사에 실패했지만, 2009년 실험은 2006년보다 좀 더 완성된 성능을 보여줬고 ICBM과 관련된 많은 기술들을 성공적으로 실험했다"고 평가했다. 그는 또 "대포동 2호(사거리 6,700~8,000㎞)가 ICBM으로 만들어진다면 최소한 미국의 일부에 도달할 수 있다. 국제적으로 핵 보유국 지위를 인정받고 핵기술을 판매하려 해온 북한이 대포동 2호나 관련 기술을 수출할 수 있어 경각심을 늦추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로버트 게이츠 미 국방장관은 “북한이 5년 안에 미 본토에 도달할 수 있는 ICBM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울에서 활동하는 안보(위성사진 분석) 전문가인 댄 핀크스톤은 동창리 기지에 대해 “북한이 장거리 미사일 시험에 필요한 지원시설까지 갖춰 미국 본토까지 공격할 수 있는 ICBM 개발의 핵심 기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직 미사일 발사 움직임은 없어= 장거리 탄도미사일은 개발단계에선 지상의 고정발사대가 필요하지만 실전배치 단계에선 지하 기지로 옮겨진다. 따라서 남은 관심사는 미사일 발사실험을 언제 하느냐다. 하지만 정부 당국자는 "미사일을 발사하려면 구체적인 움직임이 있어야 하는데 아직 특이 동향은 없다. 북한이 여기저기 식량 지원을 요청하는 상황에서 당분간 미사일 발사나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다만 남북ㆍ6자회담 등이 잘 풀리지 않을 경우 북한이 미사일 발사로 긴장을 조성, 북ㆍ미 대화를 압박할 가능성은 있다. 김정일ㆍ정은 부자가 장거리 미사일 발사 실험을 기술ㆍ과학 발전과 2012년 강성대국 진입, 권력세습을 상징하는 이벤트로 활용할 것이라고 분석하는 전문가들도 많다. 올해 발사할 경우, 김일성 주석의 생일(4월15일)이나 노동당 창건일(10월10일) 전후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버웰 벨 전 주한미군사령관도 VOA와의 인터뷰에서 “(남북ㆍ6자회담이 잘 풀리지 않으면) 북한이 미국을 협상 테이블로 끌어들이기 위해 미사일을 발사하거나 추가 핵실험을 하는 기존 도발 방식으로 돌아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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