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도일대 조선땅' 18C 古지도 첫공개
삼성의 고 이병철회장 휘호
조선왕궁전도(1735)
1737년 제작된 조선전도보다 2년 앞선 프랑스 지도학자 당빌(1697~1782)이 제작한 조선왕국전도가 서울옥션경매를 통해 일반에게 처음으로 공개된다. 학계에는 이미 1735년 출판된 ‘중국통사’에 당빌의 조선전도가 포함돼 있어 이미 잘 알려진 상태. 이 지도는 1735년 프랑스 선교사 뒤 알드가 쓴 ‘중국통사’에 소개된 지도로 김정호의 ‘대동여지도’보다 130여년 전에 만들어진 것으로 지금까지 알려진 지도중에서 한국에 대한 첫 지도라는 점에서 가치가 있다.
이 지도를 살펴보면 지금이 간도를 비롯한 만주 일대까지 분명하게 우리 영토로 표시되어 있어 중국은 당시 간도에 대한 조선의 영토권을 인정하고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울릉도는 ‘Fan-ling-tao’, 독도는 ‘Tchian-chan-tao(千山島)’로 표기되어 육지와 가까이 붙어있는데, 이는 당시에도 독도가 한국의 영토라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추정가는 1,500만원에서 2,000만원이다.
서울옥션의 이번경매는 90회쩨로 17일 오후5시 평창동 서울옥션하우스에서 열린다. 이번 경매에는 근현대 미술품 80여점과 고미술품 110여점으로 총 190여점이 출품되는 것으로, 서울옥션 경매 중 가장 많은 작품수를 자랑한다. 서울옥션의 김순응대표는 “작품수는 많으나 박수근 장욱진 등의 블루칩이 나오지 않아 아쉽다. 그러나 도자기소품들이 많이 나와 솔솔한 재미를 줄것이며, 김흥수 박득순 등의 중견작가 누드화가 별도 섹션을 만든 코너도 있어 볼거리도 제공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는 “경기가 내년부터는 좋아질 것이라는 기대가 있어서 그런지 요즘 몇 개월부터 좋은 작품들이 시장에서 자취를 감추고 있는 모습이다”고 덧붙였다.
고미술 대표작으로는 지도외에도 호암 이병철씨의 휘호 ‘유비무환’(종이에 먹, 1985)이 오랜만에 나와 눈길을 끈다. 추정가는 1,500만원에서 2,000만원이다. 서울경매서 빠짐없이 나오는 단골메뉴는 고 박정희대통령에 관계된 사진이나 글. 이번에도 ‘육영수 여사 사진 및 육필 서명 편지’와 박정희 휘호‘청풍만리’가 나와 어떤 가격에 낙찰될지 주목된다.
서울경매를 통해 가격이 가장 많이 오른 작가는 천경자씨. 이번 경매에는 보기드물게 그의 ‘자화상’(종이에 펜&먹, 1969)이 추정가 1,500만원에서 2,000만원에 나왔다. 가면을 벗고 있는 작가의 모습을 담은 자화상으로 ‘고갱미술관에서’라고 표기돼 있다. 아프리카여행 이후 작품세계의 변화를 보이기 시작하는 시기에 그려진 것으로 가면을 벗음으로써 새롭게 태어날 것을 결의하는 작가의 굳은 의지가 담겨 있는 작품이다. 이밖에도 박생광씨가 1982년 인도성지순례후 그려진 것으로 보이는 말년의 대표작‘힌두 神’(종이에 수묵채색, 1983)이 추정가 1억1,000만원에 나와 관심을 모은다.
박연우기자
입력시간 : 2004-09-12 16: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