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외교부 '내우외환'

독도·교과서 파동…親美 논란…북핵…쌀협상 문제<br>잇단 악재에 눌려 정책 바꾸기 허둥지둥

독도, 교과서 파동, 대북 문제, 친미 논란, 쌀 협상 문제 등이 잇달아 불거지면서 외교부가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다. 조용한 외교를 표방하면서 독도 분쟁화 의도를 잠재우겠다는 외교부의 희망은 일본 시네마현의 조례안 통과와 교과서 왜곡 등으로 무참히 깨진 상태. 노무현 대통령이 ‘국민에게 드리는 글’을 띄우면서 외교 전쟁도 불사하는 정면 돌파를 선언하자 기존의 조용한 외교 정책을 바꾸느라 허둥지둥하고 있다. 일본 문제가 잠시 잠잠해지자 최근에는 ‘북핵 문제’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오는 6월이면 북한이 회담에 복귀하지 않은지 1년이 다되지만 아직도 감감 무소식. 미국은 지난 19일 “유엔 안보리 회부도 그 조치 중 하나”라며 대북 압박 카드를 꺼내 들기 시작했다. 수개월 내에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 조치에 들어간다는 설도 나오고 있다. 반기문 외교부장관은 20일 정례브리핑을 갖고 “(안보리 회부는)현재 진행 중인 노력이 성공하지 못할 때의 대안으로 일반적인 차원에서 나오고 있는 것”이라며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평화적인 해결을 주창한 외교부로서는 발등의 불이 아닐 수 없다. 특히 경제 제재가 단행되면 개성공단 등 대북경협 사업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는 등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노 대통령이 유럽순방 중에 “한국에는 미국보다 더 친미적인 사람이 많다” 발언으로 인해 외교부 내부도 들썩이고 있다. 일각에서 이 발언이 외교부 관료들을 지칭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자 “외교부는 친미파가 없다”고 해명, 오히려 언론의 비난을 자초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반 장관은 이날 “친미파 또는 친중파라는 말은 우리 국가 이익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없이 상대국에 경사되어서 제대로 우리나라의 국익을 수호하지 못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이라며 “우리 외교부 안에 그런 의미의 친미파는 없다”고 적극 해명하고 나섰다. 더욱이 외교부는 이번 쌀 협상에서 농림부와 함께 추가 합의 내용을 은폐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여야 의원들과 농민들로부터 원성을 사고 있다. 외교부의 한 과장은 “걱정거리가 겹쳐 잠이 잘 안온다”며 “자다가도 벌떡벌떡 일어난다”고 말했다. 누적되는 악재가 외교부를 짓누르고 있는 형국이다. 전용호기자 chamgil@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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