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의료중재원 6개월… 절반의 성공

조정 신청 매달 늘었지만 의료기관·의사 참여 저조 10건 중 6건 시작도 못해<br>"의료인에 불리한 제도 탓"


의료중재원을 이용하려는 의료소비자들이 꾸준히 늘고 있지만 상대 측인 의사들의 참여가 저조해 절반의 성공에 그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14일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에 따르면 지난 4월 8일 출범한 이래 지난달 말까지 기관에 접수된 조정ㆍ중재건수가 ▦4월 5건에서 ▦6월 38건 ▦9월 70건으로 매월 빠르게 늘고 있다.


지난 6개월간 접수된 조정ㆍ중재 건수는 256건으로 이 가운데 41건(16.0%)은 현재 양측의 참여 의사를 확인하는 사전 절차가 끝나지 않았다. 신청인(의료소비자)이 조정개시를 요청한 215건 중에서 의료기관ㆍ의사 측이 참여하기로 한 조정참여율은 86건(40.0%) 수준에 불과하다. 조정신청 10건 중 6건이 의사 측의 반대로 무산된 셈이다.

의료분쟁조정법은 의료분쟁 발생시 최대 120일 이내에 조정결정을 하도록 해 신속한 해결이 가능하도록 하고 민사소송 등에 따른 비용소모를 줄일 수 있다는데 강점이 있다. 하지만 조정ㆍ중재절차가 개시되기 위해선 당사자 양측 모두의 동의 및 참여가 필수적이다. 만약 피신청인이 조정 절차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해도 중재원이 참여를 강제할 수는 없으며 이 경우 조정은 각하된다.


의료중재원 관계자는 "의료기관측의 조정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의료기관이 조정절차에 참여하면 저비용으로 신속하게 환자의 시위나 농성으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는 장점을 지속적으로 홍보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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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의료기관 및 의사들은 의료인측에 불리하게 설계된 현 제도를 유지하는 이상 조정ㆍ분쟁 절차에 피신청인의 참여를 독려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입장이다.

특히 분만 사고시 과실이 없는 사고에 대해서도 의료기관과 정부가 3대7의 비율로 손해를 보상하도록 한 항목에 대해서는 아직 대부분의 산부인과 의사들이 동의하지 않고 있다. 의료사고시 의료인의 과실 유무를 판정하는 5인의 의료사고감정단에서 의료인 수가 2명에 불과해 전문성을 믿기 어렵다는 불만도 많다. 조정 절차에 동의한다고 해도 신청인의 마음이 바뀔 경우 다시 민사소송을 제기할 수 있게 해둔 점도 조정 절차의 유명무실함을 부각시킨다는 설명이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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