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국내 화랑들 "해외시장서 활로 찾자"

가나아트등 국제 아트페어 잇단 노크… 고가품 판매 성사 '선전'<br>내달 뉴욕·두바이 아트페어에도 인기작 출품 '외화벌이' 재걸음

가나아트가 스페인 아르코에 출품해 매진을 기록한 정명조의 '미의 역설'

성쇠를 반복하는 경제 사이클에서 지금의 불황은 10여년 전 IMF외환위기를 떠올리게 한다. 상업 화랑들은 당시 얼어붙은 국내 시장 대신 해외로 눈을 돌려 국제 아트페어에서 활로를 찾았고 외화를 벌어들였다. 지금도 마찬가지로 화랑들은 해외에서 열리는 국제 아트페어를 노크하고 있다. 하지만 당시에는 불황이 국내로 한정된 것이었으나 지금은 세계 전반이 휘청거리고 있다는 것. 이에 따라 업계에서는 한국작가의 참신함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는 동시에 당장의 판매 부진을 감수하더라도 지속적인 수요관리와 인지도 유지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스페인 아르코(ARCO)에서 선전=지난달 11~16일 스페인 마드리드에서 열린 아르코(ARCO)는 세계 주요 아트페어임에도 총 참여화랑이 295개에서 238개로 줄어드는 등 침체된 분위기를 반영했다. 그럼에도 가나아트, 아라리오, 원앤제이갤러리 등 아르코에 참여한 국내 화랑들이 선전했다. 가나아트의 경우 예년에 비해 판매작품 수는 줄었지만 판매 단가가 높아져 총 매출액은 예년 수준을 유지했다. 특히 한복 입은 여인의 뒷모습을 그리는 정명조의 작품이 주목을 받아 '솔드아웃'(전량 판매)을 기록했다. 서예를 응용한 힘찬 붓질이 돋보이는 오수환의 추상화, 크리스티 경매의 인기작가 이환권, 사실적인 표현력의 안성하, 폐타이어로 작업하는 조각가 지용호 등이 인기였다. 아라리오 갤러리는 인도가 아르코 주빈국이라는 점을 활용해 인도출신 전속작가인 날리니 말리니 등을 내세웠고 이형구ㆍ권오상ㆍ강형구 등 젊은 화가를 선보여 15점 중 7점을 판매하는 성과를 거뒀다. 10만달러(약 1억5,100만원)의 지티쉬 칼랏 작품 등 고가품이 판매되기도 했다. 아트페어는 직접적인 판매 외에도 작가 인지도 제고의 장이 된다. 사진작가 배병우의 경우 아르코를 계기로 마드리드 개인전이 성사됐고 현지에서 명성을 쌓았다. 원앤제이갤러리는 쇳가루와 영상기기를 이용해 풍경화를 만드는 김종구의 설치작품이 비상한 관심을 끌어 행사 기간 중 스페인 전시계약이 성사됐다. 가나아트 역시 스페인, 스위스 등 화랑의 제안을 받아 한국작가 그룹전을 논의중이다. ◇뉴욕ㆍ두바이로 외화벌이=3월부터 세계 각지에서 아트페어가 이어진다. 5~8일 뉴욕에서 열리는 아모리쇼에 아라리오와 PKM갤러리가 참여한다. 특히 PKM은 뉴욕에서 활동하며 현지 미술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이상남 화백의 대형 단독 부스를 마련해 현지 컬렉터들을 공략한다. 박영덕 화랑은 3월5일부터 독일 칼슈르헤 아트페어에 참가한다. 쾰른 아트페어와 함께 유럽 미술계 여론형성의 중심을 이루는 행사인 만큼 추상화가 최미연, 사실적인 묘사력이 탁월한 한영욱ㆍ박성민과 이호련ㆍ김경렬 등 인기작을 출품해 경쟁한다. 박영덕 화랑은 4월말 세계 3대 아트페어 중 하나인 아트시카고에도 출품한다. 갤러리 선 컨템포러리는 4일부터 열리는 스코프뉴욕 아트페어에 이길우ㆍ고상우ㆍ신선미ㆍ데비한 등 해외에서 인기 있는 작가들을 내세워 참여한다. 이동기ㆍ잭슨홍ㆍ손동현 등을 전속작가로 둔 갤러리2는 4월 북경에서 열리는 베이징아트페어에 참가한다. 한편 표갤러리는 3월17일부터 김창렬ㆍ박성태ㆍ이용덕ㆍ차민영 등을 필두로 아트두바이에 참여한다. 두바이가 최근 부동산 버블 붕괴 등 세계 금융위기 여파로 시장 상황이 악화된 상황이라 참여하려던 국내 화랑 상당수가 포기의사를 밝혔지만 표갤러리는 '강행'을 결정했다. 표갤러리 측은 "아트페어는 판매 이외에도 화랑, 컬렉터 등의 네트워크 구축차원에서도 꾸준한 참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전문가들은 불황 이후 호황기로 접어들었을 때, 아트페어를 통해 국제 인지도와 해외 컬렉터층을 확보한 유망작가들이 저력을 발휘한다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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