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인수 지연으로 론스타에 수백억 더 준다

하나금융, 지연 책임 없지만 계약 연장때 귀책사유 조항 삭제해<br>내달 중순 매각 완료땐 500억이상 달할듯

하나금융지주가 지난 7월 론스타와의 외환은행 지분 인수계약 연장 당시 일방적으로 불리한 추가대금, 이른바 지연보상금 계약을 체결해 수백억원의 추가대금을 론스타에 지급해야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론스타의 위법에 대한 판결이 늦어지고 금융 당국의 인수 승인이 늦어지면서 불가피한 상황이었다고 해도 계약 연장에 급급해 일반적인 인수합병(M&A) 관행에 어긋나는 조건을 그대로 수용해 이 같은 일이 벌어진 것 아니냐는 지적도 없지 않다. 26일 금융계에 따르면 하나금융과 론스타는 7월 외환은행 매매계약을 연장하면서 지난해 11월의 최초 계약에는 있었던 매매종료 지연에 따른 귀책사유 조항을 삭제해 다음달 중순 매매가 종료될 경우 하나금융은 약 500억원을 론스타에 추가지급해야 한다. 최초 계약서에는 매매종료가 2011년 4월1일 이후 발생할 경우 하나금융이 론스타에 매달 외환은행 1주당 100원을 추가지급하도록 했지만 매매가 종료되지 못한 주 원인이 론스타에 있다면 이를 부담하지 않아도 된다는 단서조항을 달았다. 하지만 7월 새로운 연장계약서에는 매매종료가 10월1일 이후에 발생할 경우 하나금융이 추가대금을 지급하는 내용은 그대로 유지했지만 귀책사유 단서조항은 사라졌다. 론스타의 외환카드 주가 조작 혐의에 대한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느라 매매종료가 지연된데다 유죄가 확정돼 론스타의 법적 결함으로 매매종료가 지연된 것이 분명한데도 책임을 물을 수 없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은 매달 외환은행 주당 100원(약 320억원)을 고스란히 론스타에 지급해야 한다. 다음달 중순 매매가 완료된다고 가정하면 이달분 320억원을 포함해 500억원 이상을 론스타에 추가로 줘야 하는 것이다. 더욱 문제는 최초 계약 때와 달리 7월 계약을 연장할 당시에는 론스타의 유죄가 확정될 가능성이 높아 매매종료 지연 책임을 론스타에 물을 수 있었지만 하나금융은 사실상 이를 외면했다는 점. 귀책조항을 없애 론스타의 부담은 덜어준 대신 하나금융은 주지 않아도 될 돈을 지급하게 된 것이다. 하나금융은 “추가대금은 매매종료가 지연될 경우 외환은행의 가치 상승분을 보상하기 위한 것으로 딜이 끝날 때 지급한다”며 “7월 계약 연장 때 최초 계약금액에서 론스타가 받아간 배당금 5,000억원을 차감하면서 불필요한 분쟁요소를 줄이기 위해 귀책사유 조항은 삭제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M&A 전문가들은 이 같은 계약 변경은 하나금융이 인수계약 연장에 집착한 나머지 독소조항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지적한다. 한 M&A 전문가는 “법률 소송 문제는 인수 협상에서 중대한 리스크이기 때문에 이를 (협상에)반영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현재 외환은행의 주가 하락에 따라 최대 1조원가량을 인수대금에서 깎아달라고 론스타 측에 요청하고 있는데 협상 과정에서 이 부분이 어떻게 반영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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