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IMF 구제금융시대­자금시장·재계·증시 영향

◎한국 핫머니 공격에 무방비 노출/전자·차등 간판업종 성장 “위협”/자금시장­연20% 고금리 지속/국내 금리체계 왜곡/환율 급등락 반복 우려/재계­신규투자 크게 위축/경기회복 악재로 작용/기술개발투자도 축소/증시­외국인투자한도 확대/우량기업도 M&A대상/주식투자 위험도 커져▷자금시장◁ 국제통화기금(IMF)의 요구대로 단기채권시장이 조기개방되고 외국인주식투자한도가 확대됨에 따라 자금시장과 외환시장도 투기성자금인 핫머니의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 상당한 혼란을 겪을 전망이다. 우선 기업어음(CP), 양도성예금증서(CD) 등 단기채로 분류될 수 있는 금융상품들이 핫머니의 공략대상으로 떠오르게 된다. 통화긴축으로 연 20% 이상의 고금리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만기 3개월의 CP나 CD는 매력적인 투자대상이 아닐 수 없다. 문제는 핫머니가 투기성자금인 만큼 얼마나 빈번하게 어떤 규모로 유츌과 유입을 반복할 지 알 수 없다는 점이다. 국제금리와 국내금리의 큰 격차를 보고 들어올 핫머니는 국내 금리체계를 왜곡시키고 불안정성을 증폭시킬게 분명하다. 외환시장은 외국자본이 반드시 거쳐야 하는 통로인 만큼 자본시장개방의 영향을 가장 직접적으로 받게된다. 핫머니가 국내로 몰려들 경우 외환시장에는 원화를 바꾸려는 달러가 넘쳐흘러 환율을 큰 폭으로 떨어뜨리게 된다. 반대로 핫머니가 단기이익을 실현한 뒤 썰물처럼 빠져나갈 경우엔 달러수요 급증으로 환율이 폭등세를 타게 된다. 특히 핫머니가 채권시장이나 증시에 투자할 목적보다는 환차익만을 노리고 외환시장에 접근할 경우 현재 외환시장의 규모나 거래수준으로 볼 때 엄청난 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환율의 하루변동폭이 상하 10%에 달하는 상태이므로 폭락과 폭등을 수시로 반복할 가능성이 높다. 환율이 큰 폭으로 출렁거릴수록 환율예측에 실패하는 금융기관이나 기업은 엄청난 손해를 감수해야 한다. 외환당국도 외환시장을 안정시킬 수단이 많지않아 시장개입에 실패한 채 외환보유고만 축낼 수 있다. 한 외환딜러는 『국내 금융기관이나 기업의 달러수급만으로 외환시장이 움직이는 시대는 지났다』며 『외환거래의 위험성이 높아진 만큼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당장 선진적인 거래기법을 익히고 시장분석력을 획기적으로 높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손동영 기자> ▷재계◁ 재계는 국제통화기금(IMF)의 경제신탁통치가 본격화되면서 금융 및 주력제조업에 대한 문호개방폭이 예상 밖으로 크고 경영투명성 제고를 명분으로 대기업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앞으로 엄청난 시련을 겪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당분간 자금 외환시장 마비로 상위그룹마저 국내외 자금조달길이 막히면서 자동차·전자·반도체·화학·철강·유화 등 한국의 간판업종들에 대한 투자가 상당히 축소조정될 수밖에 없게 됐다. 이로 인해 한국경제의 성장동력이 크게 제한받게 되고, 이는 경기회복을 더디게 하는 악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이미 삼성·현대·LG·대우·선경 등 모든 그룹들에는 현재 진행중인 사업의 전면 유보 내지 매각, 내년 투자의 올해대비 20∼30% 축소, 해외투자 축소조정 등의 바람이 거세게 불고 있다. 현대의 제철사업, 삼성의 자동차, 동부의 반도체신규진출 등 신증설투자의 위축도 문제지만 미래의 경쟁력을 가늠할 기술개발투자의 축소가 더 심각하다. 이같은 현상이 장기화되면 경쟁력 약화 속에 외국자본, 기업, 상품의 내수시장 잠식이 가속화될 것은 뻔하다. 이대로 가다간 산업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경쟁력도 약화돼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걱정하는 시각이 많다. 외국인의 종목당 주식취득한도가 내년까지 55%로 확대되면서 유망한 기업들이 외국기업에 인수합병(M&A)당할 가능성이 높아진 것도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반면 국내기업들은 주요산업에의 신규진입과 퇴출에 상당한 제약을 받고 있고 은행소유한도도 4%로 묶여 있는 상태이므로 우리기업들이 앞으로 역차별을 당할 것으로 보여 대책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금융자본시장이 급격히 개방돼 외국인의 적대적인 사냥이 가능해지면서 오너들이 가용재원을 투자 및 기술개발보다는 경영권 방어를 위한 지분확대에 쓰고 있다. 수입선다변화제도 폐지로 앞으로 한국의 전자·자동차·기계 등 첨단 주력산업이 일본의 제2의 내수시장으로 변할 가능성이 있다.<이의춘 기자> ▷증시◁ 국제통화기금(IMF)의 요구로 외국인 주식투자 한도의 확대, 단기채권 시장의 조기개방 등 금융시장이 대폭 개방됨에 따라 외국계 자금의 국내증시 영향력이 대폭 확대될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특히 국제적인 핫머니의 유출입에 따른 증권시장의 교란도 우려되고 있다. 채권시장의 경우 단기채권 시장의 조기개방으로 사실상 채권시장이 전면 개방됨으로써 금리차를 노리는 국제 핫머니의 유출입이 빈번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증권전문가들은 IMF측의 통화·재정긴축 요구로 실세금리가 연 18∼20%를 웃돌경우 환헤지 및 자금조달 코스트를 감안하더라도 외국자금은 연 4% 이상의 차익을챙길 수 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여기에 IMF의 자금지원으로 미달러에 대한 원화의 절하 압력이 줄어들 것이 확실시돼 외국자금의 환헤지 코스트가 감소, 이들의 채권투자 메리트는 그만큼 커진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들 외국자금의 유입으로 환율과 금리의 하락효과를 볼 수 있지만 반대로 이들 자금이 한순간 빠져나갈 경우 채권시장의 일대 혼란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다. 채권시장의 거래규모가 큰 만큼 이는 금융시장전체의 혼란을 가져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주식시장의 경우 외국인 주식투자한도가 연내 종목당 50%, 내년중 55%로 확대됨으로써 재무구조가 양호한 은행 등 일부 우량 금융기관 및 기업들이 외국인들의 기업인수합병대상이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김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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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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