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베트남 부동산투기열풍 거세다

베트남에 부동산 투기바람이 거세다. 아시아권에서 중국 다음으로 높은 연평균 7% 이상의 높은 경제성장을 구가하는베트남은 지난 2002년부터 하노이, 호치민시 등 대도시들을 중심으로 부동산 투기열풍에 휩싸인 상황이다. 특히 일부 지역의 경우 1년 사이 최고 10배 이상 가격이 폭등하는 등 투기열풍은 시간이 흐를수록 수그러지는커녕 더욱 거세지는 분위기다. ◆하노이 중심지는 평당 1억원대 = 베트남 부동산 열풍의 대표적인 경우가 바로수도 하노이 중심지인 호안 키엠 호수를 둘러싼 지역으로 이곳에서 거래되는 부동산의 평당가격은 최소 5천만원 이상이라는 것. 그러나 웬만한 곳은 평당 1억원을 넘는다는 것이 현지 부동산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또 하이바쯩 등 인근지역도 평당 3천만∼7천만원선이라고 이 관계자는 귀띔했다. 또 정부 주요부처들과 연구단지, 대학 등이 이전하는 하노이시 외곽의 화락지구도 도로에 면한 토지는 평당 평균 1천500만원에 거래된다. 특히 화락지구의 일부 부동산의 경우 지난 3년 사이 최고 50배 이상 가격이 폭등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올해초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한 현대식 아파트의 가격폭등도 심각하다. 서울 강남구의 개포동과 비슷한 T아파트단지의 경우 초기 분양가가 70평대 기준으로 8천만원 가량됐지만 입주가 사실상 끝난 현재는 실거래가가 2억원대로 치솟았다. 경제 중심지인 남부 호치민시(옛 사이공)도 상황이 비슷하다. 특히 인프라시설이 상대적으로 나은 1군(群)의 레주안, 응웬훼, 렐러이지역에서는 평당 4천만원선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에 따라 이곳에 위치한 D, S 빌딩 등 외국인전용임대빌딩의 경우 월평균 임대료는 12만∼20만원대로 홍콩, 싱가포르, 방콕보다 훨씬 비싼 상황이다. 또 이곳의 아파트 월임대료도 방 3개 짜리가 평균 350만원 이상이다. 특히 신흥주택단지로 급부상한 2군의 안푸, 7군의 푸미흥 지역의 평당가격도 500만원 이상인것으로 알려졌다. ◆갈 곳없는 돈 부동산으로 집중 = 이상과열현상까지 보이고 있는 베트남의 부동산투기 바람의 가장 큰 이유는 마땅한 투자처가 없기 때문이다. 지난 1986년 시장경제체제로의 전환선언과 특히 2001년 12월 미-베무역협정 발효 이후 베트남을 대미(對美)또는 유럽으로의 수출전진기지로 활용하려는 외국투자기업들의 현지진출이 급증하면서 발생한 현지 공직자들의 챙긴 '뒷돈'과 재외동포들의 외환송금 규모가 늘어나면서 최소한 100억달러 이상의 달러화가 현지에 유입된 것으로 추산됐다. 그러나 전체국민의 80% 이상이 은행거래를 하지 않는 데다 뭉칫돈은 달러나 금으로 바꿔 보유하는 특성과 아직 걸음마단계에 불과한 주식시장의 현실을 감안할 때결국 돈이 갈 곳은 부동산시장밖에 없다는 것이 현지인들의 한결같은 설명이다. 특히 외자기업 등으로부터 거액의 뒷돈을 챙긴 데다 개발정보 등을 갖고 있는 공직자등 일부 신흥부유층의 부동산 투기붐은 일반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일부 공직자의 경우 외국인전용임대아파트를 제3자 명의로 10채 이상 보유한데다 오피스 타운이나 아파트 단지, 관광지 등으로 새로 개발되는 곳에 적게는 수천평에서 많게는 수십만평씩 부동산을 갖고 있다는 소문이 파다하다. 부동산 투기를 부추기는 또 다른 요인은 수요에 비해 공급물량이 절대 부족하기때문이다. 투기열풍이 거센 하노이, 호치민, 하이증, 하이퐁 등 일부 대도시들의 경우 실제로 주택이나 사무실전용빌딩 건설 등에 필요한 토지의 10∼20%밖에 공급되지않아 가격을 치솟게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부동산 열풍 한동안 계속될 전망 = 부동산 과열현상이 계속되자 베트남 정부는 지난 7월1일자로 개정부동산법을 발표했다. 내년 1월부터 시행되는 이 법의 핵심은 그동안 터무니없이 낮았던 과표를 시가의 70%까지 상향조정하는 것. 자칫 서민경제에 큰 주름살로 작용할 우려가 큰 부동산열기를 잠재우기 위해 마련된 이 대책의실효성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 우세하다. 일부에서는 이 대책이 오히려 부동산가격만 치솟게 하는 역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한다. 익명을 요구한 현지 진출 한국건설업체 관계자는 "현재 베트남에서 불고 있는부동산열풍은 20년 전 한국상황은 무색할 정도로 과열돼 있다"면서 "그러나 베트남특수를 노린 외자자본의 유입 규모가 계속 확대되는 데다 현지인들 사이에 '돈이 될것은 부동산밖에 없다'는 인식이 빠른 속도로 자리잡으면서 부동산 경기는 한동안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이런 추세에 편승해 최근 한국 등 정체가 불분명한 해외 부동산투기자금이 계속 유입되고 있다"면서 "그러나 토지의 경우 소유권이 국가에 귀속되어 있는 데다 분쟁 발생시 공증 등 최소한의 법적보호장치도 외국인에 절대불리한 상황을 감안할 때 무분별한 현지 부동산 투기는 지양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하노이=연합뉴스) 김선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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