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野 후보 단일화했지만… 孫 "사의" 후폭풍

"서울시장 보선 제1야당 후보 못내 책임"… 당내 강한 만류로 회견 미뤄

손학규(가운데) 민주당 대표가 4일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긴급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면서 대표직 사퇴에 대한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대근기자

손학규 민주당 대표가 4일 전격적으로 대표직 사의를 표명했다. 손 대표는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박영선 민주당 후보가 야권 단일화 경선에서 패한 데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제1야당인 민주당이 서울시장 선거에 후보를 내지 못한 것에 대해 당 대표로서 스스로 책임지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그는 "축복 속에 박원순 후보가 단일후보로 당선됐지만 60년 전통의 제1야당인 민주당이 후보를 못 낸 것도 엄연한 사실"이라며 "당 대표가 책임을 지고 물러나는 것이 당연하다고 본다"고 말했다고 이용섭 대변인이 전했다. 이에 정동영ㆍ천정배 최고위원, 김진표 원내대표 등 다른 지도부 전원이 사퇴를 말렸다. 이들은 손 대표의 단독책임이 아니며 오는 26일 재보궐선거에서 이기는 게 급선무라며 만류했다. 그러나 손 대표는 "대표직을 버려야 보다 자연스럽고 자유롭게 통합후보로 떳떳하게 지원할 수 있다"며 뜻을 굽히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결국 5일 아침 의원총회를 열어 소속의원과 당원들의 의견을 수렴하기로 했다. 이 대변인은 "(의결 등) 제도적 장치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최종 결단을 내릴 때 참고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손 대표가 한번 결정한 것을 쉽게 번복하지 않는 성격으로 알려져 사퇴의사를 거둬들일지는 미지수다. 사퇴가 확정되면 당헌ㆍ당규에 따라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2위를 한 정동영 최고위원이 임시 전당대회를 통해 새 대표를 뽑을 때까지 대표직을 승계한다. 손 대표는 주변과 상의 없이 단독으로 사퇴를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손 대표는 전날 단일화 경선에서 패배한 직후 사퇴의사를 굳혔으며 이튿날 아침 곧바로 참모들과의 정례회의에서 이를 전격 발표했다. 한 측근은 "이미 지난주부터 사퇴할 생각을 정리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손 대표의 사의가 알려지자 한명숙 전 국무총리까지 급거 국회를 방문해 사퇴를 만류했다. 오후에는 이미경ㆍ원혜영ㆍ홍재형 의원 등 중진의원 10여 명이 손 대표의 의원회관 사무실에서 사의를 번복해줄 것을 강하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 참석한 정장선 사무총장은 "손 대표의 충정은 이해하지만 26일 보궐선거는 이겨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는 대표가 선거를 지휘해 민주당이 역할을 다하는 게 반드시 필요하다고 간곡히 말했다"고 전했다. 당내의 사퇴반대 목소리도 크다. 당내 최대 규모 모임인 진보개혁모임은 성명을 내고 "지금은 민주당이 중심이 돼 박 야권 단일후보의 승리를 위해 총력을 기울여야 할 때"라며 사퇴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비주류인 정동영 최고위원도 기자들과 만나 "지금은 내부 책임론에 빠질 때가 아니라 힘을 모아 박 후보를 서울시장으로 만들 때"라고 강조했다. 한편 손 대표는 애초 이날 오전 사퇴 기자회견을 열 것을 검토했으나 정 사무총장, 이 대변인, 송민순 의원 등이 강하게 말려 일단 뜻을 접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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