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차, 정리해고 사실상 매듭 이후
GM과 매각협상 본격화
대우차가 인력구조 조정을 사실상 마무리지었다.
노조의 강경대응을 어떻게 극복하느냐가 남아 있지만 정리해고 방침을 확정, 구조조정의 핵으로 꼽혀온 인력감축을 끝내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채권단과 대우차는 사업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며 자생기반을 구축하고 GM과의 매각협상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구조조정 핵심 마무리
채권단과 대우차는 올해 9,900억원 규모의 자구안 중 핵심으로 인력감축을 꼽아왔다. 인력감축에 대한 자구금액은 2,340억원에 불과하지만 가장 어렵고 상징적인 의미가 크기 때문이다.
정리해고로 대우차는 지난 2000년 11월 부도 이후 100여일을 끌어온 6,884명의 인력감축을 끝내게 됐다. 임직원의 3분의1이 줄었다.
특히 부평공장(매그너스ㆍ레간자ㆍ라노스)에 한해 정리해고를 함으로써 부평공장은 부도 직전 생산직이 7,500명에서 무려 2,920명을 줄이는 초슬림화가 단행됐다.
반면 하루 20시간 가동하는 창원(마티즈)공장과 8시간을 돌리는 군산공장(레조)은 희망퇴직만으로 인력조정을 소화했다.
전체 감축인원 가운데 사무직은 1,390명으로 이들은 남은 사무직들이 450%의 체불임금 중 50%를 반납하면 이것을 위로금으로 받게 된다.
◇사업구조조정 박차
회사측은 지난해 말부터 부품 협력업체들과 개별적으로 협상을 벌여 4~5%씩 납품가를 깎았다. 부품가를 줄여 원가부담을 낮추기 위해서다.
또 차량 가격을 수출용은 이미 2% 올렸다. 내수용은 오는 3월께 선보이는 마티즈 2001년형 모델부터 2.6%씩 일괄적으로 올릴 방침이다.
연구개발 투자비도 지난해보다 40%를 절감했다. 올해 신차계획 출시는 모두 내년으로 미뤄졌다. 광고비도 절반으로 줄일 방침이다.
◇매각협상 본격화 계기
미국 GM은 지난해 11월 협상의사 표명 약속을 지키지 않고 "인력감축 등 구조조정이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따라서 이번 대우차의 인력감축 종결로 사실상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게 돼 입장표명을 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하지만 GM측은 최근 인천지법이 대우차가 ▦매각에 따른 현금흐름 개선 ▦채권단의 신규지원 ▦구조조정 성공을 전제로 판정한 3조7,579억원의 존속가치에 비해 협상가격을 10%선까지 내려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GM이 3월 중 협상의사를 표명하더라도 엄청난 진통이 예상된다.
◇부품업체의 애로가중
부평공장의 가동중단으로 많은 1차 부품협력사들이 가동을 멈추고 있다. 한 협력업체 사장은 "생산라인을 주 2일 돌렸으나 재고가 있어 정상가동까지 시간이 꽤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 사장은 "최근 차입금 만기를 은행에 요청했지만 여의치 않다"면서 "물품대금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직원임금과 하청대금도 제대로 주지 못하고 있다"고 애로를 호소했다.
대우차 부품협력 업체 모임인 협신회는 이미 22개 부품업체가 부도가 났으며 52개 업체가 자금난ㆍ매출감소ㆍ단가인하 등으로 부도위기에 몰려있어 이번 대우차 파업이 연쇄부도의 심각한 고비로 여기고 있다.
한 부품업체 사장은 "정부가 대우차에 대해 확고한 의지를 가지고 방침을 세워야 한다"며 "대우차 노조에서도 일정 정도의 희생은 감수해서 일단 대우차 생산라인을 가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광본기자
홍병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