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업계 "환경경영이 경쟁력"
포스코-파이넥스 공법 개발등 '환경 지킴이'INI스틸-폐자원 年800만톤 재활용 '생태기업'동국제강-청정원료 사용·에너지절감도 적극
재활용 선도기업 INI스틸
포스코의 광양 공장 주변에는 유난히 낚시를 즐기는 꾼(?)들이 많다. 공장폐수를 정화한 물이 방류되는 곳이 물고기가 잘 잡히는 ‘포인트’가 된다는 것이 입소문으로 퍼지면서 강태공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
이는 쇳물을 철강제품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사용된 물이 정화시설을 거친 후 바다로 방출되면서 주위의 물 보다 따뜻해 물고기들이 몰려들기 때문이다. INI스틸의 경우 아예 배출하는 폐수가 없다. 오히려 생활폐수까지도 공장용수로 재활용하고 있는 상태다. 지난 80년대의 주요 이슈이던 공장의 ‘각종 오폐수 불법 방출’ 기억을 되살려볼 때 사뭇 다른 모습이다.
이제 철강업계는 생산성과가 아닌 환경경영성과로 기업경쟁력을 평가하는 시대가 됐다. 얼마나 친환경 경영을 하고 있는가가 핵심 경쟁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교토의정서 발효를 앞두고 환경에 대한 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철강업계의 환경경영을 위한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다.
◇청정기업, 포스코= 포스코는 지난 95년 이후 환경방침을 선언한 이후 전통적인 굴뚝 산업인 철강업계의 환경경영을 선도하고 있다. 포항과 광양제철소에 설치된 환경설비의 경우 지난 해 말 기준으로 포스코 전체 투자비용의 8.9%에 달하는 2조4,863억원에 이르는 상황이다.
지난 2001년에는 1,112억원, 2002년의 경우 1,767억원, 2003년 932억원, 2004년은 1,459억원으로 책정, 환경 투자를 집중시키고 있다. 또 지난 한해 동안 포스코가 사용한 환경설비의 운영비만도 5,700억원을 넘어선데 이어 환경과 에너지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활동에도 110억원을 투입하는 등 ‘환경 지킴이’로서의 역할을 해내고 있다.
친환경 기술이라 불리우는 파이넥스 공법 역시 개발 초기 환경이 우선적으로 고려된 작품이다. 특히 제조과정에서 완제품에 이르기까지 환경을 감안한 선택과 제조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 2002년 7월에는 원자재의 환경친화성을 고려해 구매하는 ‘녹색구매’ 가이드라인이 제정된 데 이어 자동차용 배기가스 정화능력을 향상시키는 스테인레스강 개발 등 환경성이 고려된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환경ㆍ생태기업, INI스틸= INI스틸은 환경 문제의 가장 유일한 대안인 재활용부문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다. 연간 기준으로 800만톤의 폐자원을 재활용하고 있으며, 앞으로 재활용량을 1,100만톤까지 늘릴 방침이다.
세계적인 환경학자인 레스터 브라운의 “고철 재활용이야 말로 지속가능한 사회를 위한 가중 중요한 수단”이라는 말처럼 폐자원활용에 앞장서고 있는 셈이다. 전기로 업체인 INI스틸의 경우 일관제철에 비해 단위당 에너지 사용량이 35%,이산화탄소 배출량은 23%에 불과해 친환경 기업이라는 진단이 가능하다.
또 1톤의 고철을 제품화해 사용한 후 다시 수거해 제품화할 때 90% 이상이 회수된다. 따라서 1톤의 고철은 40회 이상 재활용되기 때문에 누적 사용량이 무려 10톤에 달한다. 결국 지난 53년 우리나라 최초의 철강사로 출발한 이후 반백년 동안 철강재 생산으로 우리나라 산업화를 앞당기고 고철 재활용으로 환경을 지켜오고 있다.
◇철을 새롭게 하는 기업, 동국제강= 동국제강은 연간 280만톤에 달하는 쇳물을 고철(철스크랩)을 재활용해 생산하고 있다. 환경오염의 주범인 고철 덩어리를 다시 전기로에서 녹여 또 다른 새로운 쇳물을 만들고, 이를 결국 새로운 제품으로 만들어내는 셈이다.
특히 지난 해 12월에는 영국의 BSI사로부터 ‘ISO 14000’을 인증받으면서 환경경영시스템을 정착시키고 환경을 기업경영의 필수 요소로 체질화하고 있다. 또 동국제강의 경우 환경경영시스템의 데이터베스화에 중점을 두면서 기업과 환경이 한데 어우러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환경영향평가 관리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 전산망을 통해 환경영향평가에 대한 정보를 전 임직원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해 전사적인 환경경영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더욱이 환경경영은 에너지 절약을 통해 가능한 만큼 청정원료 사용에도 적극적이다. 에너지 비용이 전체 원가의 8%에 해당되는 가운데 지난 2000년부터 압연공정 중 경유로 가동되는 가열로를 액화천연가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설비를 대폭 교체했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친환경기술 개발은 물론 에너지 절감과 환경 경영을 통해 기업의 사회적 임무에 충실하고 지속 가능한 초일류 기업으로서 바람직한 모델을 구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용기자 kimi@sed.co.kr
입력시간 : 2004-11-30 1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