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명차 나들이] 닛산 '인피니티 M45'

4.5리터급 8기통 DOHC엔진 장착…가속력·승차감 뛰어나


미처 계기판을 볼 틈조차 없었다. 가속력의 극한을 한껏 맛보는 기분이었다. 지난 주말 닛산의 최상위급 스포츠세단‘인피니티 M45’에 몸을 싣고 난 뒤로는 통상적인 속도감각을 회복하기 어려웠다. 그 동안 다양한 차종을 몰아보았지만 이처럼 반응 시간이 빠른 모델을 접한 것은 처음이었다. 가속 페달에 발을 얹어 놓는다 싶은 순간 차체는 벌써 멀찌감치 지나가고 있었다. M45의 모체는 닛산의 스포츠세단 ‘푸가’. 닛산은 고성능의 역동성을 스타일링으로 표방하고 있다. 푸가는 이 같은 닛산의 스타일링을 가장 잘 구현시킨 차량으로 꼽힌다. 인피니티의 M시리즈는 이런 푸가를 북미 시장 공략을 위해 한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 엔진의 용량을 3.5와 4.5리터급으로 높여 푸가(2.5 및 3.5리터급 엔진)보다 강력한 힘을 뿜어내도록 한 것이다. M45는 바로 이 4.5리터급의 8기통 DOHC엔진을 장착한 상위 모델이다. 최고출력은 무려 338마력(6,400rpm기준)으로 동급의 차종중에선 톱 클래스의 파워를 자랑한다. 가속력을 보기 위해 차량이 한산한 이른 새벽 무렵에 인천공항 고속도로 쪽으로 차를 몰았다. 이 차량의 최고속도는 시속 260km. 고속도로에 접어들어 가속 페달에 힘을 주자 시속 60km 부근을 머물던 타코미터의 바늘이 불과 6~7초만에 속도계 눈금의 4분의 3을 넘어선다. 어지간한 메이저리그 투수의 강속구 정도는 가볍게 제칠 정도의 가속력이다. 속도가 오르면서 노면을 박차는 승차감이 그대로 온 몸으로 느껴진다. M45의 서스펜션은 앞쪽의 경우 더블 위시본, 뒷쪽은 멀티링크을 채용했다. 흔히 일본차라고 하면 물렁하고 얌전하다라는 생각을 갖기 쉬운데 M45의 승차감은 이 같은 통념을 부숴버린다. 아마 어느 브랜드의 차인지 모르게 눈을 가리고 탄다면 유럽계인 BMW의 5시리즈와 비슷한 느낌이라고 할지도 모른다. 주행 중간마다 가볍게 제동을 걸어보았다. 브레이크 역시 엔진 못지않게 반응이 즉각적이다. 부슬비로 노면이 젖이 있는 탓에 제동 시 밀림이 조금 있으리라 예상을 했는데 마치 마른 길에서 서듯 바로 브레이크가 걸려 초반부터 페달감각을 익히는데 신경을 집중해야 했을 정도다. 커브길을 돌 때 갓길쪽으로 깊게 고인 물웅덩이를 지나는 일이 잦았는데 코너링에 전혀 흔들림이 없다. 공항 고속도로를 돌아 오는 길에 동이 트자 햇살을 받으며 드러나는 차안의 속살이 우아하기 그지없다. 베이지색 쇼파와 우드빛깔의 내장이 잘 어우러진 인테리어가 격조를 한층 높여준 덕분이다. 센터페이시아의 컨트롤패널로 모든 첨단 기능을 원터치로 즐길 수 있도록 디자인된 덕분에 복잡한 조작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는 점도 이채롭다. 컨트롤패널을 원터치로 조작해 오디오를 튼다. DJ의 상큼한 목소리가 새벽 운전으로 다소 졸음에 겨웠던 머릿속을 말끔히 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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