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재계 "위기론 엄살아닌데…"

인식차 커 대통령과 만남 앞두고 대책 분주

재계의 가장 큰 고민은 노무현 대통령의 현 경제상황에 대한 인식이다. 이번 대국민 담화문에서도 노 대통령이 “경제위기론은 과장된 것”이라고 단언, 기업들의 속 깊은 고민을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재계 총수들과 경제단체들은 노 대통령과의 만남을 앞두고 각별히 신경을 쓰면서 대책마련에 분주하다. A그룹의 한 임원은 “노 대통령의 담화문을 듣고 실망이 컸다”며 “현장에서는 죽을 맛인데 엄살로 듣고 있다”고 평했다. B기업의 한 관계자도 “현 경제상황은 어떤 시각에서 보느냐에 따라 그 심각성이 다를 수 있지만 노 대통령의 시각은 현장을 떠나 있는 정부 관리나 일부 학자들의 의견만 반영된 것 같아 아쉬움이 있다”고 전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의 한 관계자는 “성장잠재력 확충에 대해서는 각계 전문가들과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해 합리적이고 효율적인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며 앞으로 정부정책에 재계의 의견을 반영하도록 노력할 것임을 시사했다. 한편 재계는 정부와의 이 같은 시각차가 자칫 대립과 갈등으로 비화될 것을 우려, 노 대통령 및 정부와의 대화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경제단체의 한 관계자는 “청와대나 정부와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개혁정책과 기업의 경영활동이 상충되지 않으면서도 탄력적인 정책이 나와야 한다”며 “서로가 얼굴을 맞대고 경제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이 같은 대안을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재계 총수들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주요 그룹 회장들은 고유가와 차이나 쇼크 등 최근 악재들을 헤쳐나가기 위해 현장경영과 투자확대를 직접 진두지휘하고 나섰다. 지난 1월19일 출국해 미국ㆍ일본 등에 머물러온 이건희 삼성 회장은 4개월간의 외유를 마치고 이번주 중 귀국할 전망이다. 이 회장은 귀국 후 삼성에버랜드의 금융지주회사 요건 해소방안을 비롯, 금융 부문의 주요 현안을 직접 챙기고 전경련이 추진하는 기업투자국민보고대회에도 참석해 경제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서겠다는 뜻을 밝힐 것으로 보인다. 구본무 LG 회장과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은 중국 방문 등 현장경영을 통해 차이나 쇼크 등 외부여건 악화를 돌파하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조영주기자 yjch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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