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찬 총리의 골프 파문으로 교직원공제회의 영남제분[002680] 투자가 도마에 올랐다.
지난 95년에 코스닥에 등록된 영남제분은 소형 음식료주여서 기관투자가의 관심권에선 벗어나 있어 교원공제회의 영남제분 투자에 대한 논란이 분분하다. 더구나교직원공제회는 주식 직접 투자 종목들 중 대형주에 90% 이상을 투자하는 '큰 손'중 하나여서 소형주인 영남제분 투자는 이례적인 결정으로 꼽히고 있다.
교원공제회는 순수한 의도에 따른 '정석 투자'임을 거듭 강조한 반면 증권업계는 '기관투자가로선 이례적인 투자'였다는 반응을 보였다.
◆교원공제회, '정석 투자'였다 = 교직원공제회는 작년 5월부터 집중적으로 영남제분 주식을 사들여 보유 지분율을 7.96%(165만4천주)를 확보하고 있다.
교원공제회 자금운용부 관계자는 8일 "영남제분 투자규모는 작년 5월부터 총 100억여원을 투자했고 이중 30억~40억원 어치를 처분해 현재 64억원 정도만 보유하고있다"며 "수차례에 걸친 매도로 10억3천400만원의 이익과 2억4천여만원의 배당을 챙겼다"고 말했다.
그는 "작년 4월말 장이 별로 좋지 않아 수익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중소형주 발굴에 나섰다"며 "총 13개 종목을 선정해 우선 하림 유진기업 영남제분 등 3개 종목에 투자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유진기업은 거래가 부진해 전량 매도했으며 하림은 20억원 정도를 투자해 5% 미만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다만 영남제분에 대해선 '보유'를 고집했다.
그는 "전반적으로 포트폴리오상 내수주 편입이 고려대상이었다"며 "영남제분은매년 실적이 좋아지고 있는데다 국제곡물가가 안정추세에 있었고 원화절상 수혜주로부각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처음에 2만~3만주(7천만원) 정도만 투자했으나 점차 규모를 늘렸다"며 "작년 주식 직접투자 규모가 8천900억원에 달해 영남제분 투자규모는 절대 크다고 할수 없다"고 설명했다.
또 투자 판단에 대해선 "기업 인수.합병(M&A) 등 특이한 사안을 제외하고는 모든 투자판단은 부장 전결로 내려진다"며 "영남제분 투자 역시 자체 자금운용부의 결정"이라고 강조했다.
◆증권업계 `갸우뚱' = 이같은 '정석 가치 투자'라는 설명에도 불구하고 증권업계는 '교직원공제회의 영남제분 투자판단'에 대해 다소 의아스럽다는 반응을 보였다. 증권가 관계자들은 이슈에 따른 단기 모멘텀을 활용한 매매는 가능하지만 이처럼 장기간 보유할 이유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특히 영남제분은 대다수 음식료 담당 애널리스트들이 분석 대상에 편입시키지않고 있으며 중소형주 발굴팀들도 주목하지 않는 종목 중 하나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영남제분은 사업적 안정성은 확보돼 있지만 규모가 너무 작아서 기관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다"며 "종목 담당 애널리스트들은 거의 다루지않는 종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영남제분은 사실 기관투자가들의 매매종목은 아니라고 봐야한다"며 "음식료 업종내에서도 매매할 수 있는 대형우량주들이 많은데 굳이 중소형주 음식료 종목에 투자할 이점이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더구나 교직원공제회는 주식 직접 투자 자금의 90% 이상을 대형주에 투자하고있으며 중소형주 투자비중을 확대하는 일은 극히 드물다.
증권업계 한 브로커는 "보통 대다수 연기금은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특수 목적의펀드가 아니면 실제 중소형주에 깊게 투자하기 어렵다"며 "고유계정에서도 중소형주비중을 높게 유지하는 펀드는 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더구나 기관투자가들이 주가조작에 연루된 전적이 있는 종목에 투자하는 일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반면 오히려 교직원공제회의 투자 이후로 영남제분에 대한 투자가치는 향상된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증권업계 한 전문가는 "제분업 자체는 성장 전망이 밝지는 않지만 보유 부동산이 많아 자산 가치가 높은데다 교직원공제회가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투자가치가 올라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