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뉴욕 지하철 사상 첫 '올 스톱'

허리케인 '아이린' 美 동부 강타<br>뉴저지 해안 원전 가동 중단… 증권거래소, 비상 전력 가동 준비


뉴욕, 워싱턴D.C 등 미국 동북부 주요 도시는 28일 초대형 허리케인 '아이린'이 접근함에 따라 원자력발전소 가동을 중단하고 비상사태를 선포하는 등 바짝 긴장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허리케인이 뉴욕을 강타하면서 피해가 커질 경우 가뜩이나 재정적자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미국 경제에 회복하기 어려운 직격탄을 안겨주고 투자심리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뉴욕 맨해튼에 위치한 뉴욕증권거래소는 이날 단전으로 인한 거래 중단을 우려해 주말 내내 비상 전력 가동 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건물 입구에 모래주머니를 쌓아 하천 범람에 대비했다. 거래소는 일단 시장이 정상 개장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상황이 악화될 경우 정상적인 금융거래가 차질을 빚을 가능성도 높다. 뉴저지주 해안에 위치한 오이스터크릭 원자력발전소는 만조시 발생할 수 있는 비상 상황을 우려해 아예 가동을 중단했다. 필라델피아는 인종 충돌 긴장감이 고조됐던 지난 1986년 이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비상사태를 선포했고 최근 지진 발생으로 충격을 받았던 워싱턴 D.C. 역시 또다른 자연 재난에 크게 우려하는 모습을 보였다.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뉴욕ㆍ뉴저지주 등은 아이린이 본격 상륙하기 전인 26일부터 긴장감 속에 허리케인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비상 체제에 들어갔다. 뉴욕시는 27일 낮부터 지하철 운행을 전면 중단했고, 소방관 등 공무원들을 동원해 저지대 주민 37만명을 대피시켰다. 또 앤드류 쿠오모 뉴욕주지사는 주방위군 2,000명을 주요 지역에 배치했다. 지하철ㆍ버스ㆍ통근전철ㆍ항공 등 대중교통의 운행을 중단되면서 뉴욕의 번화가는 주말임에도 불구하고 27일부터 고요할 정도로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29일까지 일부 지역에서 단전이 계속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AP통신은 "동북부 지역이 허리케인에 크게 긴장하고 있다"며 "지난 해 12월 발생한 눈폭풍과 같은 겨울철 재난은 흔히 발생하기 때문에 동북부 지역 사람들에게 익숙하지만 허리케인의 경우 지난 200년 동안 이 지역에 접근한 사례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낯설다"고 설명했다. 한편 아이린이 북진하고 있는 가운데 28일까지 190만 가구에 전기 공급이 중단됐고 침수ㆍ파괴 등의 건물 피해가 속출했다. 또 강풍과 폭우로 신호등이 고장 난 교차로에서 발생한 사고로 11살된 어린이가 사망하는 등 최소 8명이 허리케인으로 목숨을 잃었다. 상당수 원자력발전소가 페쇄되거나 비상 가동 체제에 들어갔고, 전기 공급이 끊긴 병원 등의 주요 시설은 비상 발전기를 돌려 전력을 공급했다. 또 동북부 지역 주민 230만명에 비상 대피령이 내려졌다. 하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대피 장소가 없어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앞으로 초대형 허리케인이 더 많이 발생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신문은 "1970년대부터 강력한 허리케인이 눈에 띄게 늘기 시작했다"며 "지구온난화가 허리케인 발생의 주요 원인이라고 단정하긴 어렵지만 과학자들은 20세기에 비해 21세기엔 초대형 허리케인이 두 배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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