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여정부의 다사다난한 한해가 시나브로 저물어가고 있다.
국가와 국민에게 새로운 미래와 희망을 제시하겠다고 다짐했던 참여정부, 노무현 정권의 한해는 많은 갈등과 혼란속에 마감하면서 새해를 맞이하고 있다.
`대통령직 못해먹겠다는 생각이 든다`에서 부터 재신임 발언, 정계은퇴와 최근 시민혁명론, `(내년 총선에서)민주당을 찍는 것은 한나라당을 돕는다`는 언급에 이르기까지 수많은 논란을 야기한 노 대통령의 말 한마디는 정치권과 국민들에게 엄청난 혼란을 던져주었다. 참여정부는 NATO(no action talk only)정부라는 비아냥이 시중에 회자될정도로 국민들로부터 많은 신뢰를 얻는데 사실상 실패했다. 즉 새 정권의 가장 중요한 첫 해가 토론과 로드맵 만드는데만 소비됐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최근에는 `노무현 불경기`라는 말이 나돌고 있다.
IMF이후 최대의 불황과 사상최대의 가계부채, 실제 10%에 육박하는 청년실업 등 최악의 경기상황에도 불구하고 참여정부는 어떤 비전도, 해결책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그래서 많은 국민들은 절망과 안타까움에 참여정부 첫해를 흘려보내야만 했다.
이런 현상을 두고 많은 사람들은 노사다난(盧事多難)의 한해라고 평가하기도 한다.
하지만 이대로 참여정부의 나머지 4년이 계속될수는 없다.
IMF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2002 월드컵을 통해 보여준 우리 국민들의 열정과 용기가 가슴속에 자리잡고 있는 한 새로운 도약을 위한 가능성은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다.
그러기위해서는 노 대통령이 더 이상 토론과 로드맵에만 얽메이는 자세에서 탈피하고 정치적 입지 확보를 위한 발언 등에만 집착하는 모습을 떨쳐 버려야 한다. 야당을 포용하고 상생의 정치를 만들수 있는 마당도 정치권과 함께 열어야 한다.
국가 전체에 만연돼 있는 갈등과 혼란, 절망감을 슬기롭게 극복할수 있는 적극적인 자세와 새로운 리더십을 보여줘야 한다.
노 대통령이 진정 국민과 국가를 위한 열정과 비전을 보여준다면 우리 국민들은 다시 하나로 뭉쳐 IMF극복과 월드컵 과정속에서 보여준 뜨거운 에너지를 분출할 수 있을 것이다. 참여정부가 새해부터는 국민들에게 새로운 비전과 희망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남문현 정치부 차장 moonh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