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금융일반

짐 싸던 외국인 다시 한국증시로 U턴

한국을 비롯한 신흥증시 불확실성 해소<br>선진국 가던 외국인들 전략 바꿔 돌아올 것


올들어 신흥국에서 선진국으로 몰려갔던 외국인들이 최근 일본 대지진을 계기로 다시 한국 증시로 돌아올 조짐을 보이고 있다. 외국인들은 당초 미국 등의 경기 회복에 베팅하며 선진국 비중을 늘려 왔지만 선진국 증시가 일본 대지진의 영향을 더 많이 받는 상황이 빚어지자 신흥국 쪽으로 유턴하고 있는 것이다. 2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연초 이후 이달 15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5조원 가까이 주식을 내다 팔았던 외국인들은 16일 이후 이날까지 7거래일 동안 무려 1조184억원을 사들였다. 외국인들은 이날도 2,535억원이나 사들이면서 코스피지수를 24포인트나 끌어올렸다. 외국인의 순매수에 힘입어 코스피지수는 최근 7거래일 동안 113포인트나 급등하며 2,036.78까지 뛰어 올랐다. 외국인의 순매수는 투자전략 수정에 따른 결과로 해석된다. 올들어 외국인들은 지난해까지 신흥국 위주로 투자했던 데서 벗어나 선진국 증시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 ‘리밸런싱 전략’을 폈지만 일본 대지진 이후 선진국 증시 하락폭이 되레 커지자 다시 신흥 시장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2일 기준 MSCI 선진국지수가 2월 고점 대비 4.8% 떨어졌지만 신흥국지수는 0.9% 하락하는 데 그쳤다. 이 같은 현상의 주된 원인은 한국을 비롯한 신흥 증시의 불확실성 해소다. 신흥 증시 강세에 장애물로 작용 했던 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최근들어 다소 낮아지고 있다.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 1일부터 18일까지 밀과 대두의 평균 선물가격은 지난 달보다 11.9%, 3.0% 떨어졌다. 미국의 주택 경기와 설비투자가 크게 개선되지 못하면서 선진국의 경기회복세의 탄력이 둔화된 점도 한국증시로의 유턴을 촉진하는 주요 요인이다. 한 외국계 증권사의 리서치헤드는 “신흥 시장의 인플레이션 우려가 수그러들고 있고 선진국의 성장률이 하향 조정되고 있다”며 “인플레이션 때문에 신흥 시장의 성장률이 떨어져도 선진 시장보다는 높을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되며 외국인들의 전략이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양경식 하나대투증권 이사는 “불확실성이 부각되며 차익실현에 나섰던 유럽계 외국인들은 다 빠져나갔고 국내 증시를 긍정적으로 보는 미국계 등 장기자금이 다시 돌아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일부에서는 이 같은 외국인들의 매수세가 추세적인 현상이라기 보다는 일본 대지진에 따른 한국기업의 수혜를 노린 단기 순매수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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