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2025년 달러 독점시대 끝난다"

세계은행 전망…유로·위안화 등 다극화 체제로<br>"韓등 신흥 6개국, 세계경제 성장분 절반 차지"


세계은행이 달러 헤게모니의 종말을 예고하며 한국ㆍ중국ㆍ브라질ㆍ인도ㆍ인도네시아ㆍ러시아 등 신흥6개국이 글로벌 경제성장의 주도권을 잡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세계은행은 17일(현지시간) 발표한 '다극화-새로운 글로벌 경제' 보고서에서 오는 2025년까지 달러화가 세계경제의 주도권을 상실하고 유로화와 위안화가 달러화와 동등한 위상을 갖는 '다중 기축통화' 시스템을 구축할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은행은 신흥국의 부상으로 이미 통화 시스템 전환이 시작됐다며 한국ㆍ브라질ㆍ중국ㆍ인도ㆍ인도네시아ㆍ러시아 등 6개국이 세계경제의 주도권을 차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신흥6개국은 2011~2025년 연평균 4.7%에 이르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하고 2025년에는 세계경제 전체 성장분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것으로 예측됐다. 반면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그룹은 같은 기간 경제성장률이 2.3%에 그쳐 세계경제에서의 영향력이 다소 감소할 것이라고 세계은행은 예상했다. 저스틴 린 세계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신흥국 경제의 빠른 성장은 경제성장의 중심을 선진국과 개발도상국 전체로 분산시키는 등 전세계 산업구조를 새롭게 그리고 있다"면서 "새로운 그림이 '다극화된 세계(multipolar world)'라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세계은행은 신흥6개국의 성장 모멘텀도 변화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지금까지 신흥국이 기술도입과 해외수요를 통해 성장을 유지했다면 생산성 향상과 내수확대를 통해 성장 모멘텀을 이어가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세계은행은 경제ㆍ금융 분야의 다극화와 경제권력 이동이 기업금융, 투자, 국제 인수합병(M&A) 등에도 영향을 미쳐 특히 신흥국 간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증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세계은행은 기축통화 변화와 관련해 달러화의 경쟁통화로 유로화를 지목했다. 유로화는 위상이 갈수록 높아져 유로존의 재정위기를 극복하는 한편 그리스를 비롯한 구제금융 지원국들의 도덕적 해이 문제도 피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위안화의 경우 중국 정부가 위안화 국제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점이 높게 평가됐다. 보고서는 위안화의 역할확대가 초고속 성장세와 외국 통화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라는 중국경제의 모순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분석했다. 보고서 작성을 주도한 만수르 다일라미 이코노미스트는 "2025년 세계통화체제는 달러화ㆍ유로화ㆍ위안화를 중심으로 한 복수통화체제로 재편되는 게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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