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두 편의 영화적 형식은 크게 다르다. 「식스 센스」는 요즘 유행인 특수효과는 전혀 사용하지 않으면서도 주인공들의 대화와 몸짓만으로 공포감을 극대화시키는 반면에 「더 헌팅」은 요란한 컴퓨터그래픽(CG)이 눈요기거리를 제공해준다.인도계 미국인 M. 나이트 샤말란이 각본을 쓰고 감독한 「식스 센스」는 특히 여덟살난 소년 콜 시어 역을 맡은 할리 조엘 오스멘트의 놀라은 연기 덕분에 잔인한 장면 없이도 관객들을 섬뜩한 공포의 한가운데로 몰아넣는다.
아동심리학자인 말콤 크로우(브루스 윌리스 분)는 아내 안나(올리비아 윌리암스 분)가 보는 앞에서 자신의 집에 몰래 들어온 정신병자의 총을 맞고 쓰러진다. 그리고 1년 뒤 말콤은 콜 시어 앞에 나타난다. 콜 시어는 심각한 정신분열의 징후를 보이고 있는 소년. 치료방법이 잘못됐다고 탓하면서 자신에게 총을 쏘고 자살한 정신병자의 모습을 잊지 못한 말콤은 비슷한 증상의 콜 시어에게 비상한 관심을 보이게 된 것.
소년은 말콤에게 어느날 자신의 비밀을 떨리는 목소리로 고백한다. 『나에게는 죽은 영혼들이 보여요. 왜 그들은 나를 찾아올까요?』 공포에 중독된 콜 시어. 말콤은 콜 시어와 영혼들의 만남 그리고 화해의 과정을 지켜본다. 마침내 영혼과 어울리는 방법을 터득한 콜 시어. 그러나 말콤 앞에는 엄청난 일이 기다리고 있었다.
「트위스터」를 만들었던 얀 드봉이 감독한 「더 헌팅」에는 요즘 부쩍 주가를 올리고 있는 캐서린 제타존스가 나오는 심령 공포물.
데이비드 매로우(리암 니슨 분)는 사람들이 공포감에 빠졌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이는지를 연구할 목적으로 사람들을 흉가인 힐하우스로 끌어들인다. 무모하고 허세가 심하지만 매혹적인 테오(캐서린 제타존스 분), 장난기 많은 루크(오웬 웰스 분), 민감하고 내성적인 넬(릴리 테일러 분)이 그들로 모두 불면증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다.
병적으로 잠을 못이루는 그들에게 힐하우스의 악령이 은밀하게 나타난다. 그 곳은 130년전 섬유공장을 운영하면서 많은 아이들을 학대했다는 말이 전해내려오는 휴 크레인 공작의 저택이었다. 초자연적인 영적 분위기에 빠져 있는 힐하우스에는 어린 영혼과 사악한 악령이 서로 쫓고 쫓기면서 살아 있는 사람들에게 서서히 그 실체를 보여준다.
이용웅기자YYONG@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