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

한손과 '의지'로 자전거 대회에

조서환씨 410㎞ 마라톤 참가

“자전거는 손잡이가 두 개지만 제 손은 하나입니다. 나머지 손잡이 하나는 '의지'로 잡는 거지요.” 조서환 KTF 전남ㆍ광주 마케팅본부장은 팔이 하나밖에 없다. 지난 78년 군복무 당시 폭발사고로 오른팔을 잃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조 본부장은 왼손만으로도 자전거를 탈 수 있다며 어려운 이웃을 돕기 위해 자전거마라톤대회에 참가한다. 조 본부장이 참가하는 대회는 사랑의집짓기운동연합회 주최로 26일 시작되는 ‘자전거로 짓는 사랑의 집 2004’. 올해로 7회째를 맞은 이번 행사에는 일본의 대학생 9명을 포함해 40여명이 참가한다. 전남 군산에서 강원도 춘천까지 410㎞를 자전거로 달리는 행사로 여기에서 모이는 1㎞당 적립금 1,000원과 KTF 지원금 등 3,000만원의 후원금은 서민용 주택건설 자금으로 기부될 예정이다. 조 본부장은 “26년 동안 오른팔의 빈 자리를 메운 것은 '의수'가 아니라 '의지'였다”며 “힘들고 고된 자전거마라톤인데 매년 많은 대학생들이 참가하고 후원이 잇따르는 것은 사회봉사를 실천하겠다는 의지가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왼손 하나로 자전거를 타는 것은 위험하다는 주위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조 본부장은 “봉사는 머리 속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몸으로 하는 것이며 손이 하나라고 상황이 달라지지는 않는다”며 뜻을 굽히지 않았다고 회사 동료들은 전했다. 행사 참가 하루 전인 25일 조 본부장은 “오른손이 아예 없는 것도 아니고 의수라도 방향을 잡는 일 정도는 가능해 문제없다”며 “한손으로는 커브를 돌기가 가장 어려운데 곡선 코스만 조심하면 두 손으로 자전거를 운전하는 젊은이들 못지않게 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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