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일체형 설계로 안전… 1호기 2017년완공"

국내 독자개발 중소형 원자로 '스마트'<br>10만명 규모 도시에 물·전기 공급 가능<br>한전등 7개社 참여 내년까지 기술 검증<br>필리핀·카자흐스탄등 해외 공략도 박차

스마트 원자로 구조도

한국원자력연구원이 독자 개발한 '스마트'는 원자로에서 발생하는 열을 이용해 인구 10만명 규모의 도시에 물과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일체형 구조의 중소형 원자로다.

최근 유가 급등과 급속한 기후변화에 따른 환경 및 이산화탄소 규제가 강화되면서 기존 화석연료의 대안으로 원자력이 새롭게 주목 받고 있다. 세계 각국이 대형 원전은 물론 중소형 원자로와 연구용 원자로의 증설에 앞다퉈 나서면서 원자력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세계 최고 6위권의 원자력 강국이지만 기술도입 당시 체결된 한미 원자력 협정에 발목이 잡혀 해외 수출에 많은 제약을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요르단 연구용 원자로 수출에 성공하면서 국내 원자력 기술의 본격적인 해외 시장 진출에 청신호가 켜졌다. ◇국내 독자 개발로 원천기술 보유=한국원자력연구원이 독자 개발한 중소형 원자로 스마트는 열 출력 330㎿급으로 규모는 작지만 국내에서 원천기술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갖는다. '스마트(SMARTㆍSystem-integrated Modular Advanced Reactor)'는 원자로에서 발생하는 열을 이용해 인구 10만명 규모의 도시에 물과 전기를 공급할 수 있는 일체형 구조의 중소형 원자로다. 원자로 외부에 증기터빈 발전기를 부착하면 하루 약 9만kW의 전력 생산이 가능하며 해수 담수화 플랜트에 연결하면 증기의 열을 이용해 하루 약 4만톤의 담수를 생산할 수도 있다. 스마트는 가압기ㆍ냉각펌프ㆍ증기발생기 등이 원자로 외부에 배관으로 연결된 대형 원전과 달리 한 개의 압력용기 안에 주요 장치들을 내장한 일체형으로 설계됐다. 이를 통해 각종 안전사고에 따른 방사능 물질의 외부 누출을 사전에 차단해 안전성이 기존 원전에 비해 대폭 향상됐다. 양명승 한국원자력연구원장은 "스마트는 아직까지 원천기술 자립화를 이루지 못한 대형 원전과 달리 순수 국내 기술로 독자 개발한 모델"이라며 "스마트 개발을 통해 본격적인 원자력 기술 자립화를 이뤄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미국 에너지국에 따르면 중소형 원자로 시장은 오는 2050년까지 최대 1,000기의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 역시 향후 해수 담수화용 1,000억달러, 소규모 전력생산용 2,500억달러 등 총 3,500억달러 규모의 거대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개발도상국들과 같이 새롭게 원전을 도입하려는 국가들의 경우 대형 원전 보다는 중소형 원자로 도입에 적극적인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아직까지 전력수요가 크지 않은 개발도상국들과 물이 부족해 바닷물을 담수화할 필요가 있는 중동ㆍ아프리카 국가, 특히 카자흐스탄이나 칠레처럼 국토는 넓지만 인구밀도와 전력수요가 크지 않아 발전비용보다 운송에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곳에 적합하다는 평가다. 김학노 한국원자력연구원 스마트 개발본부장은 "최근 전세계적으로 중소형 일체형 원자로 개발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라며 "물 부족 현상과 전력수요가 크지 않은 개도국의 경우 1000㎿급 대형 원전보다는 안전성이 확보된 일체형 원자로가 효율적인 대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소형 원자로 분야는 미국ㆍ아르헨티나ㆍ러시아 등 4개국을 중심으로 연구개발(R&D)이 한창이다. IAEA는 현재 개발하고 있는 중소형 원자로 가운데 러시아의 KLT-40S를 제외하면 스마트 개발 단계가 가장 앞서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미 필리핀ㆍ카자흐스탄ㆍ인도네시아ㆍ리비아ㆍ칠레 등은 적극적인 스마트 도입 의사를 밝히고 있다. 스마트 수출 성공시 원전 수출로 발생하는 이득뿐만 아니라 부가적으로 발생하는 기술 및 핵연료 수출, 산업체 동반 진출 등 각종 부가가치 창출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스마트 1호기 완공 목표=원자력연구원은 스마트 원자로의 설계에서부터 전산코드ㆍ원자로 등 원천기술을 독자 개발해 50여건의 특허를 출원했다. 또한 증기 발생기, 주냉각재 펌프, 제어봉 구동장치 등 주요 핵심 기기의 축소 시제품 제작 및 성능 시험을 완료한 상태다. 원자력연구원은 올해 안으로 스마트 원자로의 노심과 원자로 냉각계통 및 안전 계통의 표준설계를 마치고 모든 개별효과 검증시험을 완료하는 등 기술 검증을 수행할 계획이다. 스마트에 투입되는 핵연료는 한국원자력연료, 설비는 두산중공업과 한국전력기술이 공동으로 개발하고 있다. 원자력연구원은 2011년까지 약 1,700억원(정부 700억원, 민간 1,000억원)을 투입해 스마트 원자로의 기술 검증 및 표준설계 인가를 획득할 방침이다. 표준설계 인가는 원자로에 대한 종합적인 설계를 문서화하는 작업으로 원자력 관련 인증기관인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이 스마트의 설계ㆍ기술ㆍ안전에 대한 검증을 맡게 된다. 스마트 사업에는 한국전력공사ㆍ포스코ㆍSTX중공업ㆍ대우조선해양 등 총 7개의 민간 기업이 참여하게 될 것으로 알려졌다. 김학노 본부장은 "당초 한전 측에서 독자적 추진의사를 표명해 난항을 겪어왔으나 최근 입장을 선회해 다른 기업들과 컨소시엄을 구성, 진행하는 형태로 상반기 안에는 결론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스마트 1호기 건설은 조만간 개최될 차기 원자력위원회의 논의를 거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원자력연구원 측은 2011년 표준설계 인가 획득, 2012년 부지선정, 2017년 1호기 완공이라는 밑그림을 그려둔 상태다. 양 원장은 "스마트 1호기 건설에는 약 7,000억원의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추산된다"며 "스마트의 표준설계 인가를 획득하고 1호기 건설이 완료되면 향후 세계 중소형 원자로 시장의 약 10%를 점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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