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일반

미·중 무역분쟁 점입가경

美, 중국산 태양광 패널에 35% 반덤핑 관세 부과

中, MS와 공급계약 철회 등 IT 제품 때리기로 맞불

미국과 중국 간의 무역분쟁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미국이 중국군 해커 5명을 기소한 후 사이버보안을 둘러싸고 양국이 날카롭게 대립하는 가운데 이번에는 미국이 중국산 태양광패널에 고율의 반덤핑 관세를 매겼고 유럽도 미국과 유사한 조치를 취할 것임을 예고했다. 이에 맞서 중국은 미국산 정보기술(IT) 제품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보호무역주의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우려되는 상황이다.

로이터는 4일(현지시간) 미 상무부가 중국산 태양광패널에 대한 반덤핑 수입관세를 최대 35%까지 올릴 계획이라고 전했다. 미 상무부는 중국 업체인 선텍파워와 트리나솔라에 각각 35.2%, 18.6%의 관세를 부과하고 나머지 업체에는 26.9%의 관세를 매기기로 했다. 미 상무부가 오는 8월18일쯤 새 관세를 결정하면 45일간 미 국제무역위원회(ITC)의 검토를 거쳐 10월3일께 최종 확정된다.

핑안증권의 저우지광 애널리스트는 "새 관세안이 그대로 확정되면 중국 제품은 미국 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완전히 상실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미 중국 태양광패널 기업들은 최대 수출지역인 유럽의 주문감소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중국 정부는 강력히 반발했다. 중국 상무부는 이날 웹사이트에 게시한 성명에서 "미국이 자국산업 보호를 위해 사실관계를 왜곡한 채 무역규정을 이용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중국은 마이크로소프트(MS)의 윈도8 등 미국산 IT 제품 때리기로 맞서고 있다. 이날 블룸버그에 따르면 중국 장쑤성 지방정부는 지난 2월 마이크로소프트(MS)와 맺은 윈도8 공급계약을 철회했다. 최근 시진핑 정부는 최신 컴퓨터의 보안 취약성을 이유로 윈도8 설치를 금지했고 국영기업에는 외국 컨설팅 업체를 이용하지 말라고 지시했다. 최근 미 정부가 중국 장교 5명을 사이버범죄 혐의로 기소한 데 대한 보복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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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와 관영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3일 야후·시스코·MS·페이스북 등 미국 기업이 중국 정보를 훔치기 위한 미 정부의 통로로 악용되고 있다고 일제히 비판했다. 외국계 기업에는 '공포의 저승사자'로 불리는 중국 CCTV도 이날 MS 윈도8의 보안성 문제를 물고 늘어졌다.

유럽연합(EU)과 중국 간의 무역분쟁도 다시 격화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유럽 태양광패널 제조업 연합체인 'EU프로선'이 EU집행위원회(EC)에 중국 기업들이 지난해 7월에 체결한 양자 간 태양광 패널 협정을 위반했다는 내용을 담은 수백쪽짜리 문건을 제출했다고 전했다.

당시 EU는 태양광패널 분쟁을 진화하기 위해 중국 기업이 W당 0.56유로 이상으로만 수출하면 반덤핑관세를 부과하지 않기로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EU프로선은 중국 기업이 정부 보조금을 받아 W당 0.45~0.46유로에 덤핑 수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EC 역시 정밀조사를 벼르고 있다.

WSJ는 "덤핑이 사실로 확인되면 양자 간 태양광패널 협정이 무효화되면서 유럽은 중국 기업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라며 "중국 역시 지난해처럼 유럽산 폴리실리콘과 와인·고급차에 대한 반덤핑 조사에 들어가는 등 반격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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