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25일 발표한 1월중 산업활동동향은 국내 경기가 저점을 지나 본격적인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것을 나타낸다.생산과 출하가 두자리 수의 증가세를 보였으며 계속 감소세를 보이던 소비가 증가세로 돌아섰다. 또 투자도 기존의 기계설비를 교체하는 대체투자 부문에서 40% 가까운 신장을 보이는 등 생산, 소비, 투자와 관련된 전 지표들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
이때문에 경기진단에 보수적인 통계청 관계자들도 『경기가 지난해 4분기중 바닥을 통과한 것이 확실하고 지난해 12월부터 회복기에 접어들었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그러나 대부분 지표들이 환란직후 경기의 골이 깊었던 지난해 1월과 비교한 상대적 평가이기 때문에 지표호전을 가지고 경기가 본격적인 상승세에 있다고 진단하기는 어렵다.
따라서 소비, 투자가 본격적으로 살아나지 않으면 경기사이클이 상승세를 타지 못하고 장기간 옆으로 움직여가는 U자 또는 L자형태가 될 수도 있다.
◇경기, 저점지났다= 경기 저점이 지난 것은 확실해 보인다. 특히 1월중 생산동향은 이같은 추세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올해는 설이 2월에 있어 1월중 조업일수가 3일이상 늘었다고는 하지만 14.7%의 생산증가는 높은 수치다. 통계청은 조업일수 요인을 빼더라도 9%대의 성장을 했다고 진단했다. 특히 반도체부분을 제외하고 생산증가는 8.4%로 지난 97년 11월이후 14개월만에 증가세를 보였다. 내수출하도 97년 11월 이후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서 6.1%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재고율도 4개월째 연속 100을 밑돌고 있어 재조조정이 완료되는 단계에 있다. 재고조정이 끝나면 가동율이 올라가기 때문에 앞으로 생산활동이 활발해질 것을 예고하는 것이다.
소비와 투자도 부분적으로 청신호를 보내고 있다. 도소매판매가 14개월만에 처음으로 증가세로 돌아섰으며 국내 기계수주가 39.6%의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통계청은 소비가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지난해 1월의 감소폭이 워낙 컸으며 올들어 대형 할인점의 매출과 자동차 판매가 늘었기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국내기계수주가 급증한 것은 대부분 기업들이 전체적인 투자확대는 망설이더라도 낡은 기계를 교체하는 대체투자에 적극 나섰기 때문이다. 이같은 대체투자는 통상 본격적인 설비투자의 전단계다.
현재의 경기를 종합적으로 나타내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해 12월과 같은 수준인 88.6을 기록했다. 그러나 1월중 LG반도체 파업 등의 요인을 뺄 경우 0.2포인트 늘었다는 것이 통계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회복세 판단은 이르다= 일부 지표들은 호조를 보이고 있으나 소비와 투자의 증가세는 생산에 비해 크게 떨어진다.
결국 생산이 살아나고는 있지만 소비와 투자가 뒷받침 되지 않으면 경기 저점을 지나고도 본격적인 상승을 하지 못하고 횡보(橫步)하는 경기사이클이 될수 있다는 것이다.
통계청 관계자들은 『생산은 97년 수준까지 회복되었으나 내수 소비·투자는 아직까지 95년 수준이다』며 『전반적인 산업활동수준은 아직 96년초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도소매 판매의 경우 IMF이전에 매월 5~10% 사이의 증가율을 보였던 점을 고려할때 1월중 2.8% 증가는 낮은 수치다. 또 투자항목중 주요한 부분인 건설경기는 여전히 바닥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1월중 국내건설수주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0.5%가 줄었으며 건축허가 면적은 56.4%가 줄어들었다.
실제 기업인들의 경기전망을 조사한 경기실사지수와 소비자들의 소비계획을 나타내는 소비자태도지수도 100을 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즉 기업인들은 여전히 투자에 소극적이고 소비자들도 소비를 늘릴 계획이 당분간 없다는 것이다.【온종훈 기자】